[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위근우 기자와 가수 김희철이 故 설리의 죽음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위근우 ize 기자는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지난 20일 JTBC '77억의 사랑'에 출연한 김희철의 발언을 반박하는 내용이다.

이날 방송에서 김희철은 "그 일(설리·구하라의 극단적 선택)을 겪고 나서 가장 화난 것은 성별을 나눠 싸운다는 것"이라며 "남성들은 성희롱적인 발언으로, 여성들은 여성 망신이라고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 두 친구가 떠나니 서로 탓을 하며 싸우더라"라고 속상한 마음을 토로한 바 있다.


   
▲ 사진=JTBC '77억의 사랑' 방송 캡처


이에 대해 위근우 기자는 "사적으로 친했던 두 동료를 잃은 김희철 씨의 분노를 내가 감히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설리 씨에게 남성 악플러뿐 아니라 여성 악플러도 있었고, 그 중 태세 전환이 있던 이들이 있던 게 어느 정도 사실이라 해도 이걸 성별 간 갈등 문제로 치환해 둘 다 잘못이라 말하는 건 엇나간 판단"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어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남성 악플러, 여성 악플러 둘 다 잘못한 것은 맞지만 그 근거로부터 성별 간 갈등에서도 남녀 둘 다 잘못이라는 결론을 이끌어낸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김희철 씨는 고인을 젠더 갈등의 피해자로 보지만 정작 고인이야말로 젠더갈등에서 여성 진영의 중요한 플레이어이자 파이터였다. 그렇게 여성 연예인에 가해지는 여성 혐오에 대해 목소리를 내서 저항한 고인이 과연 성별 간 갈등이라는 프레임에 동의할지 나는 잘 모르겠다"면서 "악플러는 모든 성별에 존재했지만 반대로 설리의 삶을 존중하고 응원해준 이들 대부분은 여성 페미니스트들이었다"고 주장했다.

위근우 기자는 "친했던 동료를 잃었던 그의 울분을 감히 가늠할 수 없고 그 울분을 폄하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의 말이 이젠 없는 고인의 진심을 대변하는 게 되어선 안 되며, 그럴수록 이런 비판적 독해가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나는 김동완 씨가 지적했던 '악플의 밤'의 문제에 동의하며 그렇게 고인을 악플에 '직접 맞서도록' 방송에서 밀어붙이는 게 좋은 방법이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물론 김희철 씨 말대로 고인이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행복하다고 했다면 다행한 일이지만, 이젠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고인을 대신해 '악플의 밤'에 대한 알리바이를 다름 아닌 JTBC 예능에서 이야기하는 건 그리 윤리적이지 못한 편집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위근우 기자의 글을 접한 김희철은 자신의 디씨 마이너 갤러리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불쾌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김희철은 "어제 '77억의 사랑'에서 악플에 대해 다뤘다. 그로 인해 어떤 사람이 본인 SNS에 이런저런 말을 남겼고 저는 그 글을 읽으며 어이가 없었고, 이번만큼은 참아선 안된다고 생각해 답글을 달았다"며 위근우 기자를 저격했다.

그는 "아직도 이해가 안 가는 게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 노래 여혐 논란이다. 제 오래된 팬분들, 타 가수 팬분들은 여성시대 카페에서 저 뿐만이 아닌 다른 분들까지 얼마나 거지 같은 루머들을 만들어냈는지 잘 아실 것이다"라며 "노래에 '내가 여자 혐오, 남자 혐오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단다' 뉘앙스로 가사를 쓴 건데 거기에 발끈한 여시들이 저를 여혐으로 몰고 갔다"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기자란 작자가 고인을 무기 삼아 자신의 생각을 왈가왈부하는 게 역겨웠다. 살아생전 고인이 왜 그렇게 힘들어했는지 알지도 못하고, 한번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일 텐데 말이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희철은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그동안 김희철이란 연예인을 좋아한단 이유로 온갖 악플러들과 싸우고, 있지도 않은 루머들에 일일이 대응해야 했던 제 팬들에게 또 미안해서다. 그냥 참고 무시하면 편하겠지만, 저런 식으로 고인을 지들 입맛에 맞춰 스토리를 만들어 씨부리는 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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