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의 한국 귀국 문제가 세인트루이스의 여전한 고민거리 중 하나라는 사실이 구단 사장의 발언을 통해 다시 확인됐다. 구단에서는 미국의 여행 제한 조치가 완화되면 김광현의 귀국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그 시기와 실현 가능성은 명확하지 않다. 

미국 온라인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세인트루이스 담당기자 마크 색슨은 2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야구부문 사장과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그 가운데 김광현의 현재 상황과 귀국 문제가 살짝 언급됐다.

색슨 기자는 "모젤리악 사장에게 물었더니 김광현은 아직 세인트루이스에 남아 있다고 한다"고 전하며 "김광현은 아내와 두 아이가 있는 한국에 갈 수 있도록 여행 제한 조치가 풀리길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이 여행 제한 조치가 완화되면 김광현의 귀국을 추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구단의 이전 입장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은 것이다.

모젤리악 사장은 지난 4월 초에도 "김광현이 가족들과 만날 수 있도록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협의했다. (한국 귀국 후 미국 재입국 시) 여행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어 결정을 하지는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시간이 조금 흘렀지만 크게 여건이 달라진 것은 없다.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은 심각하며 여행 제한도 언제 풀릴 지 알 수 없다. 연기된 메이저리그 개막 일정도 이런저런 논의는 있지만 확실하지 않다.

   
▲ 사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SNS


다만, 김광현 개인의 상황은 좀 더 나빠졌다고 볼 수 있다. 3월까지 팀 스프링캠프지 플로리다에 머물렀던 김광현은 4월 들며 연고지 세인트루이스에 아파트를 얻어 생활하고 있다. 통역과 둘이서만 낯선 환경에서 생활하며 팀 훈련 시설에서 캐치볼 등 개인훈련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기약없는 기다림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김광현의 외로움은 더 깊어졌다고 볼 수 있다.

한국으로 돌아올 여건이 된다 하더라도 선뜻 귀국 결정을 할 수 있을지도 따져봐야 한다. 분명 코로나19가 안정세로 접어든 한국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며 훈련하는 것이 김광현에게는 더 좋을 수 있다.

다만, 귀국할 경우 의무적으로 2주간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나 각 구단들은 재정적 문제 등을 고려해 시즌 개막 의지를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애리조나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에 모여 경기를 시작하자는 아이디어는 찬반 여론 속 꾸준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6월 중 메이저리그 개막이 결정되면 김광현은 5월 중에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입국 제한 등 최악의 시나리오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이나 김광현이 쉽게 귀국 결정을 못하는 주요 이유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드림'은 시작도 하지 못한 채 코로나19 안개에 갇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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