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불확실성에 가중…금융산업에 대한 발상 전환과 제도적 지원 절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금융이 혁신의 ‘리더’ 역할을 해야 한다.” (정유신 서강대학교 교수)

국내 금융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한국 금융산업의 ‘시대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존의 기술변화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까지 가중된 상황에서 한국은 물론 전 세계의 모든 국가들이 불확실성에 직면한 만큼 경제의 ‘핏줄’ 역할을 담당하는 금융산업에 대한 발상 전환과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 미디어펜이 22일 오전 ‘디지털 전환과 한국금융의 미래’이라는 주제로 2020 비전포럼을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 국제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여파로 외빈 초청 없이 진행됐다. /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은 ‘한국금융의 미래와 규제혁신’이라는 주제로 2020 비전포럼을 22일 오전 9시부터 약 3시간에 걸쳐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 국제회의실에서 개최했다. 현장에 참석한 각 분야 경제 전문가와 실무자들은 현재 변곡점에 놓여 있는 한국 금융의 현주소를 분석하고, 우리 금융이 미래에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각자의 견해를 제시했다.

개막식에는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의 축사 이후 김종석 미래한국당 의원의 축사 영상이 상영됐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여파로 외빈 참석 없이 진행됐기 때문에 정진석‧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 최운열‧김영호‧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창현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인, 윤희숙 미래통합당 서울 서초갑 국회의원 당선인,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의 축사 메시지 또한 서면으로 대체됐다.

   
▲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우선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는 개회사에서 “디지털 금융과 디지털 유통의 융합이 금융혁신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금융과 비금융의 인수합병과 제휴 등이 지배적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의 ‘정보고속도로’에 해당하는 빅데이터 관련규제가 여전히 경쟁국에 비해 심각하며, 데이터3법의 추가적인 규제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종석 미래한국당 의원은 축사 영상에서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은 분리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사실상 무의미해졌다”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금융산업은 기술변화에 이어 또 하나의 불확실성과 도전에 원활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진행된 기조강연에서는 정유신 서강대학교 교수(기술경영대학원장‧핀테크지원센터장)가 단상에 섰다. 정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금융 분야가 혁신의 리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최근의 코로나19 사태가 미래의 금융에 미칠 영향에 대해 많은 관심을 표명한 정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제에서는 금융 쪽의 혁신이 매우 핵심적”이라면서 “발상의 전환이 기술발전과 결합한다면 금융산업 역시 수출산업이 될 수 있고, 산업 분야를 오히려 앞에서 이끌어 가는 ‘혁신 리딩산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정 교수는 “소비자들은 금융과 비금융 분야가 구분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서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의 원활한 결합을 위해 과도한 규제는 지양돼야 하고, 제도적인 지원 측면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 했다.

   
▲ 정유신 서강대학교 교수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이어서 진행된 주제발표 순서에서는 현재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분석 플랫폼의 선두주자로 활약하고 있는 김재윤 딥서치 대표가 강연에 나섰다. 딥서치는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기반으로 금융·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빅데이터 분석기업이다. 검색 한 번으로 기업의 재무정보 등 기본 정보부터 공시, 시장 분석, 증권사 리포트 등 다양한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통합 제공한다.

주제 발표에서 김재윤 대표는 “금융사들의 리스크 관리와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위한 해결 방법이 빅데이터와 AI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향후 빅데이터 시대에 대비해 △다양한 외부고객 데이터 확보 △외부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금융 빅데이터 확보 △다양한 고객 데이터 및 금융 데이터를 융합해 분석할 수 있는 AI 기술 개발 △데이터 및 AI 기반의 개인화 서비스·리스크 관리시스템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김재윤 딥서치 대표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10분간의 휴식 후 진행된 패널 토론에서는 최공필 금융연구원 미래금융센터장이 사회자로 나서 정유신 교수, 김재윤 대표,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등과 열띤 토론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토론자들은 “디지털 전환이 국내에서 획기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선 데이터 제한적 완화 등 정부 차원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패널로 참석한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디지털 전환을 통해 금융과 비금융 영역이 궁극적으로 허물어지는 상황이 자연스레 진행될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해관계를 갖고 있던 기득권 집단들의 명분이 많이 사라진 상황이라 금융 분야에서도 디지털 금융 가속화 등 많은 부분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회를 맡은 최공필 센터장은 “소수의 엘리트가 정보를 독점하는 사회는 옳지 않고, 이를 견제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 역시 비대해지는 것은 긍정적이지 않다”면서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데이터 제공자들인 개인 역시 문제의식을 갖고 함께 움직이는 세상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토론을 맺었다.

약 세 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날 포럼에서 발표자와 패널들은 하나같이 현 시점이 한국 금융산업의 ‘변곡점’이라는 데 동의하면서 전 세계의 국가와 기업, 그리고 소비자들이 현재 내리는 판단이 미래의 금융환경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포럼 영상은 미디어펜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업로드될 예정이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