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롯데 자이언츠 포수 나종덕(22)이 투수로 깜짝 등판해 공을 뿌렸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투-포수 겸업이다. 성민규 롯데 단장은 "2달 걸린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나종덕은 22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롯데-NC 다이노스 2군 연습경기에 홈 베이스 뒤에 포수 마스크를 쓰고 앉는 대신 마운드에 올랐다. 4회 구원투수로 등판한 나종덕은 2이닝을 던져 3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강진성에게 투런 홈런을 맞고 2점을 내주긴 했지만 최고 구속이 142km나 나올 정도로 '초보 투수'로서는 빠른 공을 던졌다. 볼넷을 하나도 허용하지 않으며 제구력도 뽐냈다.

포수 기대주 나종덕이 왜 투수로 변신(?)했을까. 부상이 계기가 됐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나종덕은 지난 2월 호주에서 열린 롯데 스프링캠프 도중 왼 팔목(유구골) 골절 부상을 당해 조기 귀국했다. 수술을 받았는데 재활 기간이 2~3개월 걸린다는 진단을 받았다.

왼손을 쓰지 못해 포수 훈련이나 타격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롯데 구단은 나종덕에게 어깨 강화 차원에서 투구 훈련을 제안했다. 포수들 중에서도 강견을 자랑했던 나종덕은 빠른 공을 앞세워 기대 이상으로 좋은 피칭을 했고, 2군 연습경기에 마운드에 올라 실전 피칭까지 한 것이다.

성민규 단장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나종덕의 피칭 영상을 게재하면서 "2달이 걸린 프로젝트"라는 멘트를 덧붙여놓았다. 또한 나종덕의 투구 성적을 자세히 적고 "무난한 데뷔전 더기더기(나종덕 지칭)"라는 응원 메시지도 전했다.

나종덕은 투-포수를 겸업하면서 1군 마운드에 오르는 날도 있을까. 롯데 관계자는 "구속도 나쁘지 않았고 제구도 생각보다 좋았다"고 나종덕의 첫 피칭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일단 포수와 투수를 겸하도록 하면서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얘기했다.

나종덕의 투-포수 겸업이 성공할 지는 미지수지만, 1군 경기에 나설 정도로 투수로서 자질을 보여준다면 롯데는 선수 활용 면에서 흥미로운 옵션 하나를 갖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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