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 '육조대사법보단경', 높이 52㎝ 백자도 보물 지정
   
▲ 보물이 된 '최광지 홍패' [사진=문화재청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고려국왕지인'(高麗國王之印) 국새가 찍힌 현존하는 유일한 고려 공문서 '최광지 홍패(紅牌)'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됐다.

문화재청은 전주최씨 송애공파 종중이 보유하고 있는 '최광지 홍패'와 고려 후기 불교 경전인 '육조대사법보단경'(六祖大師法寶壇經), 부산박물관의 조선 후기 백자 항아리를 보물로 각각 지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최광지 홍패는 고려가 멸망하기 3년 전인 창왕 1년(1389) 발급한 과거 합격증으로, 최광지는 그해 문과에서 전체 6등인 '병과 제3인'(丙科 第三人)에 올랐다. 

홍패는 홍화씨 등으로 붉게 염색한 종이의 문과·무과 합격증으로, 생원·진사 시험 합격자는 흰 종이에 쓴 백패(白牌)를 줬다.

홍패에는 이름·성적과 발급 시기를 알려주는 '홍무 이십이년 구월 일'(洪武 貳拾貳年 玖月 日) 문구를 두 줄로 적고, 국새를 찍었다.

'고려국왕지인' 국새는 명나라 홍무제가 1370년 고려에 내려준 도장으로, 조선 건국 직후인 1393년 중국에 반납했는데, 1392년 10월 조선 태조 이성계가 개국공신 이제에게 하사한 국보 '이제 개국공신교서'에도 이 국새가 쓰였다.

현존 고려시대 홍패는 최광지 홍패를 제외하고 국보 '장양수 홍패'와 보물 '장계 홍패' 등 6점인데, 최광지 홍패는 비록 제작 시기가 늦지만 국왕 직인이 있고 완결된 형식을 갖춰, 가치가 높다고 평가됐다.

또 육조대사법보단경은 원나라 선종 고승인 몽산덕이(蒙山德異)가 1290년 편찬한 책을 고려가 받아들여 1300년 강화도 선원사에서 찍은 책으로, 선사상과 선종 역사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경전이어서 국내에서도 19세기까지 꾸준히 만들어졌다.

이 중 경남 사천 백천사 소장본은 동종 경전 중에 시기가 이르고, 조선시대 판본인 '덕이본'(德異本) 계열과는 형식이 다른 편이며, 불교학은 물론 서지학 측면에서도 가치가 있다.

아울러 부산박물관에 있는 조선 후기 백자 항아리는 17세기 말 또는 18세기 초에 왕실 가마인 관요에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며, 높이는 52.6㎝로, 주둥이와 어깨 부분에 있는 미세한 금을 수리했으나, 형태와 보존 상태는 양호하다.

자연스럽고 당당하며 담담한 청색 유약이 고르게 퍼져 우아한 느낌을 주며, 높이 50㎝가 넘는 대형 항아리가 적어 희소성이 있고, 완전성·조형성 면에서도 뛰어나다고 인정됐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