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미국 스포츠전문 채널 ESPN이 5월 개막 예정인 한국 프로야구 KBO리그의 중계를 추진하면서 공짜 중계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소식에 국내 야구팬들은 열받았고, 미국 언론에서조차 비판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KBO리그가 팀간 연습경기를 시작한 데 이어 5월 5일 시즌 개막을 확정했다. 메이저리그 포함 미국 내 모든 스포츠가 올 스톱된 상황이이어서 한국 야구는 평소에 비해 미국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내보낼 마땅한 스포츠 콘텐츠가 없는 ESPN도 KBO리그 개막에 관심을 보이며 미국내 중계를 위해 KBO리그의 국외 판권을 갖고 있는 에이클라와 협상에 나섰다.

   
▲ 21일 LG-두산의 '무관중' 연습경기가 열린 잠실구장에서 외신 기자가 취재를 하고 있다. /사진=더팩트 제공


하지만 2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ESPN은 에이클라 측에 '무료'로 경기 영상을 보내 달라고 요구했다. 한국 프로야구를 미국에 알리고 외연을 확장하는 것은 당장 수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바람직한 일일 수 있다. 하지만 공짜로 경기 영상 중계 화면을 넘길 경우 에이클라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영상을 전송하는데 위성송출 비용이 들고 현지 중계에 적합한 화면을 제작하기 위해 상당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 에이클라 측 설명이다.

ESPN 측은 일단 무료로 화면을 받아 KBO리그 중계를 시작하고, 광고나 스폰서십 등 수익이 발생하면 추후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방안도 제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손해를 보면서까지 중계 화면을 넘기는 것은 에이클라로서 받아들이기 어려우며, KBO도 한국야구를 '무료 콘텐츠'로 인식시킬 우려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관련 기사 댓글 등을 통해 나타난 국내 팬들의 반응도 당연히 '말도 안된다', '열 받는다'는 쪽이다. 메이저리그 중계권을 엄청난 금액에 판매해온 미국이 KBO리그를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공짜로 중계 요구를 할 수 있느냐며 성토하는 분위기다. 콘텐츠가 없어 아쉬운 쪽에서 보여줄 태도가 아니라는 것.

미국 NBC도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NBC의 야구전문 닉 스텔리니 기자는 코로나19로 모든 스포츠가 중단된 시기에 ESPN이 한국 프로야구를 중계방송하려는 것은 이해할 만한 일이지만, 비용을 내지 않겠다는 것은 이상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앞서 개막한 대만 야구보다 KBO리그는 분명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어떻게 무료 중계를 생각하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비판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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