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올해 화장품 무역수지의 사상 첫 흑자 달성이 유력시된다.

   
▲ 서울 시내 한 백화점 면세점에서 중국인들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화장품을 구매하기 위해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연구원은 "올 들어 8월까지 화장품 수출은 10억4177만달러, 수입은 8억9411만달러로 1억4766만달러의 흑자를 냈으며 이 추세라면 올해 처음 연간 흑자가 확실시된다"고 최근 밝혔다.

특히 화장품 수출 규모는 작년 동기 대비 41% 정도 늘었다. 월별 화장품 무역수지도 올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연속 흑자 행진 중이다.

유럽·일본 화장품 수입으로 만성 적자 품목이던 화장품이 '수출 효자'가 된 가장 큰 이유는 중국으로의 수출 증가다. 올 들어 8월까지 대중(對中) 화장품 수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70% 정도 늘어난 2억9088만달러에 달한다.

박천일 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한류(韓流) 열풍 속에 중국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실용적이고 합리적 가격대의 한국 제품이 인기"라며 "최근 중국 국경절 연휴 때 한국을 찾은 요우커(遊客·중국 관광객)의 쇼핑 1위 품목도 화장품이었다"고 말했다.

만성 적자품목이던 화장품이 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수출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중국 젊은 층의 한국 화장품 수요 증가가 수출 견인의 일등공신이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14일 발간한 '우리나라 화장품 무역수지, 사상 처음 흑자 달성'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화장품 무역수지는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1억4755만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중 수출은 2억9088만달러를 달성해 수출기여율이 39.9%에 이른다. 이는 전체 화장품 수출 증감액에서 대중 수출이 39.9%를 차지한다는 뜻이다.

화장품 무역수지는 과거 일시적으로 흑자를 기록한 적은 있으나 2개월 이상 연속으로 흑자를 낸 일은 없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한국의 화장품 수출실적을 살펴보면 수출 상위국가 5곳 중 4곳이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 성장을 했다.

가장 작은 폭의 성장세를 보인 곳은 대만으로, 전년보다 36.4% 증가했으며 중국은 69.9%로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상위 5개국 중 3위를 차지한 일본만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한 수치를 내놨다.

한국 화장품은 중국 20·30대에게 합리적이고 실용적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가 현지 여성 35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5.5%가 '품질이 매우 좋다' 혹은 '좋다'고 답했으며 59.8%가 '한국 화장품을 매우 신뢰한다' 혹은 '신뢰한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중국 소비자의 우호적 인식을 바탕으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중국의 소비세 인하 등 기회를 활용하면 더욱 큰 폭의 수출 확대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현재 중국의 소비세는 30%에 달하며 9~10%의 관세도 함께 붙는다.

국제무역연구원 정혜선 연구원은 "한국산 화장품은 최근 중국 국경절 연휴기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의 쇼핑 1위 품목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대중 화장품 수출 호조가 지속되려면 한·중 FTA를 통해 화장품 관세를 조기에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