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푸르지오써밋 1571가구 등 대규모 입주 물량도 영향
   
▲ 경기도 과천시 일대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이다빈 기자]과천의 전세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대규모 입주 물량을 앞둔 상태에 실거주 요건도 2년으로 강화되며 전세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태가 한 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전세가격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과천의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1.29% 하락했다. 이와 같은 하락세는 지난 2월 둘째주 부터 약 12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 셋째주까지 오름세를 이어오던 과천의 전세가격은 1월 넷째 주부터 2주간 보합세를 보이다 현재까지 계속해서 빠지며 올해만 4%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 3월 과천의 전세가격 변동률은 -0.16%, -0.32%, -0.32%, -0.59%를 보이며 하락폭이 점점 커지다 4월에 들어서는 저번주 -1.29%로 올해 역대 하락폭을 보였다. 저번주 전국의 전세가 0.2% 상승하고 서울과 경기 전세도 각각 0.2% 오른 것과 비교되는 흐름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리개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과천의 대표 신축 아파트 '래미안에코팰리스' 전용 59㎡의 전세는 지난달 6억72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7억5000만원보다 1억가량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 11월 전세가격 8억원에 거래되던 재건축 단지인 중앙동 주공10단지 전용면적 124.45㎡도 지난달 1억원 빠진 7억원에 거래됐다.

한때 '준강남'이라 불리던 과천의 전세가격은 지난해만 해도 상승세를 보였다. 공공택지인 과천 지식정보 타운, 재건축 단지 등에 대한 외지 투자자들의 청약 수요가 많았고 총 가구수도 2만여가구로 청약 경쟁률도 타지역에 비해 치열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과천 전세가격 하락의 이유로 신축 입주물량의 증가를 꼽고 있다. 과천은 현재 주공1단지를 재건축해 공급하는 '과천푸르지오써밋' 1571가구와 '과천센트레빌' 100가구가 이달 입주를 시작했다. 올해 12월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 1317가구, 내년 1월 '과천위버필드' 2128가구 등의 입주도 예정됐다.

과천은 인구 5만8000여명, 총 가구수는 2만여가구로 이와 같은 대규모의 입주물량은 전세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더불어 17일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안'이 시행되며 투기과열지구에 대한 청약 1순위 거주 요건이 강화된 점도 영향을 줬다.

개정안 시행으로 과천 등 투기과열지구에 공급되는 주택의 수도권 청약 우선순위를 얻는 해당지역 거주기간 요건이 1년에서 2년으로 늘었다. 이는 지난해 외지인들의 과천 부동산 투자가 늘며 청약을 위한 전입이 증가한데 따르는 조치다.

이와 함께 투기과열지구 내 주택 당첨자는 평형과 무관하게 10년간 재당첨도 제한된다. 이에 실거주 요건이 강화되면서 외부 투자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리며 임대 수요가 감소하는 모습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과천 전세값이 하락을 멈추고 안정을 찾기에는 시간이 다소 필요할 것"이라며 "매매 관점이라면 투자 수요를 살펴봐야 하지만 전세는 실거주 수요를 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거주 요건이 강화되며 청약 기대 수요가 빠졌고 과천 내 인프라를 봤을때도 서울과 비교했을때 당장의 전세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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