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선수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이 공식 은퇴했다.

러시아빙상연맹은 27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빅토르 안이 은퇴 의사를 밝히며 보내온 편지를 공개했다.

이 편지에서 빅토르 안은 "오늘 저는 선수로서 오랜 경력이 끝났다는 사실을 알려드리려 한다"고 은퇴를 공식화했다.

   
▲ 사진=러시아빙상연맹 홈페이지


빅토르 안이 은퇴를 결심한 직접적인 이유는 무릎 부상 때문이었다. 그는 "지속적인 무릎 통증으로 경기 후 회복, 치료 및 재활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 완전한 상태로 훈련하기가 매우 어렵다. 다른 부상까지 겹쳐 더 이상 의지만으로는 선수 경력을 이어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금이 적절한 시기라는 생각이 들어 은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쇼트트랙이 있어 안현수 또는 빅토르 안이 있었다"며 환희와 좌절이 함께했던 선수생활을 돌아본 빅토르 안은 그동안 도움을 준 많은 사람들에게 두루 감사 인사를 했다.

알렉세이 크라프초프 러시아빙상연맹 회장은 "빅토르 안은 전세계와 러시아 쇼트트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현역 생활을 마감한다. 그동안 그의 기여를 소중하게 여긴다"면서 "빅토르 안이 지금은 러시아 대표팀 코치로 일할 생각은 없지만 앞으로 그럴 기회가 있기를 기대한다"는 멘트를 전했다.

빅토르 안은 올림픽에서만 금메달 6개를 따낸 세계 정상의 쇼트트랙 스타였지만 국적을 바꾸는 개인적인 아픔도 있었다.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인 안현수로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따내 국민영웅이 됐다. 그러나 대한빙상연맹과 갈등으로 2010년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출전 자격조차 얻지 못하자 2011년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러시아로 귀화했다.

이후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 빅토르 안으로 출전,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목에 걸며 건재를 알렸다. 평창에서 열린 2018년 동계올림픽에는 러시아 정부의 도핑 스캔들에 연루돼 고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무대에 서지 못했다.

사실 이번에 공식 은퇴 발표가 났지만 빅토르 안은 2018년 9월 러시아에서의 선수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와 사실상 은퇴한 상황이었다. 러시아에서 대표팀 코치직 제안을 했지만 아내와 딸 육아를 위해 한국에서 생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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