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지금보다 더 본격 가시화될 가능성 높아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국내 은행계 카드사의 올해 1분기 실적 선방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카드업계가 할부 금융과 리스 사업 등으로 빠른 태세 전환을 진행한 것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2분기부터는 코로나19 여파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아 실적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 사진=미디어펜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올해 1분기 1265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에 비해 3.6% 늘어났다. 특히 리스와 할부금융 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리스 부문 수익은 6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2% 늘었고, 할부금융 부문은 352억원으로 15.7% 증가했다. 

KB국민카드도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821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자이익은 31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으며, 순수수료이익도 829억원으로 33.7% 늘었다. 수익 다각화 노력과 리스크 관리 강화 등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우리카드는 1분기 순이익이 510억원으로 전년(240억원)보다 112% 늘었다. 영업이익 또한 6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7% 증가했다.

하나카드 역시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6.1% 증가한 303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4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39억원)보다 69% 확대됐다. 

카드업계가 이처럼 순익 선방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엔 지속적인 비용 절감과 리스크 관리 강화, 수익 다각화 등이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용 절감을 위해 비대면 채널을 증가한 요인이 작용한 것 같다"며 "카드론과 할부금융 등 사업 다각화를 위해 힘쓴 것 역시 순익 방어에 긍정적 역할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2분기부터는 카드업계가 보릿고개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여파가 3월 들어 본격화된 만큼 카드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3월 카드 이용액은 역대 최대 규모로 급감했다. 올해 카드 승인금액은 1월 5.8%, 2월 6.5% 증가세를 보이다가 3월에 4.3% 급감했다.

이 같은 감소율은 월별 기준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5년 이후 가장 크다. 카드 승인금액이 감소한 것은 2017년 10월 이후 두번째다. 

여신협회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제 활동과 소비심리가 위축됐다"며 "외출·이동·여행 자제, 해외관광객 감소, 국민의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주로 오프라인 중심의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카드론 확대에 따른 연체율 증가도 카드사의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업계 전반에 걸쳐 카드론 이용규모가 전년 대비 25% 이상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가운데 내수 부진 장기화로 인한 실업률 상승이나 자영업자 폐업 등이 잇따를 경우 소비 부진과 연체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해 말 7개 카드사의 고위험 카드대출 잔액은 6조5000억원으로 전체 카드대출의 18.1%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2분기부터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소비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여행과 교통 등 대형사들도 휘청이고 있어 실적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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