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교육현장 "코로나 방역조치가 완벽히 이행될지 의문…무엇보다 아이들 안전이 최우선"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정부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사태에 대응해 전국 초·중·고교 모두 온라인 개학을 실시한 가운데, 다음달 중에 고3·중3학년부터 순차 등교를 계획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부처님오신날(30일)부터 어린이날(5월5일)까지 연휴가 끝나는대로 코로나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부 해제하고 '생활방역 체제'로 전환하는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순차 등교는 이와 맞물려 있다.

당장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0일간 신규 확진자가 10명 안팎을 기록하자 27일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교육부에게 "순차적으로 학생들을 등교시키는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의견을 수렴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방역당국은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하는 기준으로 방역망 내 통제기능 및 감염경로 미확인 5% 미만, 신규 확진자 50명 이하를 꼽아왔다.

정부는 현재 모든 가능성에 대해 열어놓고 조심스레 논의하는 상황이다.

정 총리는 '순차등교 시점' 발표와 관련해 "적어도 일주일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김강립 중대본 제1총괄조정관은 27일 브리핑에서 "순차개학 가능성에 대해 열어놓고 논의하고 있다. 2부제 및 등교시간 조정도 함께 고려할 수 있다. 다만 방역당국 기준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조정관은 이날 "상급학교 진학을 준비하는 중3과 고3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등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이러한 방침에 대해 일선 교사와 교장 등 교육현장의 목소리는 우려 반, 기대 반이다.

   
▲ 2017년 11월 당시 고3 수험생들이 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지역의 한 사립고등학교 교장은 28일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서 "현장마다 코로나 방역조치를 완벽히 이행할 준비가 됐는지 의문이다"며 "다행히 코로나 추이가 잦아들고 있지만 교직원들부터 방역 수칙을 제대로 시행할지, 학생들이 학교 조치에 잘 따를지 걱정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문제는 고 3 수험생이다. 지난 3월 학평이 수차례 연기 끝에 취소되면서 향후 입시 준비에 애를 먹고 있다"며 "당장 5월 12일 학평을 치러야 하는데 또 미뤄질지 어떻게 준비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무엇보다도 아이들의 안전과 교사들의 건강이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는 최우선"이라며 "치료제 소식도 기약없어 코로나 종식을 기다리면서 계속 학사 일정을 연기하는건 무리일듯 싶다"고 지적했다.

충북 청주시 한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는 이날 본지의 취재에 "교육부가 교원들을 대상으로 학교 현장의 준비도와 개학시기, 방식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시작했다"며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 준비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마 정부 검토대로 지난 온라인개학 당시처럼 입시 준비가 시급한 고학년부터 등교하게 될 것 같다"며 "다만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매우 걱정이다. 실제로 등교하는 개학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주위 다른 동료교사들과 상의한 결과, 5월 중순이 지나 등교 개학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다"며 "잠복기까지 고려한다면 코로나의 무시무시한 감염력을 감안해 실제 개학을 최대한 늦췄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코로나가 창궐한 후 가장 정점을 찍은 시기는 신규 확진자 909명이 발생한 2월 29일이었다. 이후 확진자는 점차 줄어들어 지난 열흘간 10명 안팎을 기록하면서 진정 추세다.

지역사회 감염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교육부가 '등교 개학'에 대한 의견수렴을 마치고 최종 결정을 어떻게 내릴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