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의 삼성전자로 불리는 신한은행의 서진원 행장이 타 은행들이 불미스러운 일로 흔들리는 와중에도 탄탄한 실적을 과시하고 있다. 이로인해 서진원 행장은 연임도 유력하다는 것이 주위의 평가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조 단위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또 서 행장 취임 후 4년 연속 당기순이익은 물론 총자산이익률(ROA)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등 타행을 압도하고 있다.

   
▲ 사진출처=뉴시스

건전성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연체율(0.41%)과 고정이하여신비율(1.16%)도 은행권 1위를 차지했다. 부실채권(NPL) 비율도 1.16%로 전년보다 0.08%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쳐 타행(1.63~3.01%)과 큰 차이를 보였다.

서 행장은 “고객 돈을 관리하는 금융업 특성상 신뢰는 최우선 가치이며, 최근 사회공동체의 행복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하면서 상생의 가치도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서진원 행장은 신한은행 창립 당시인 1983년에 입행한 정통 신한맨으로, 은행 부행장과 신한지주 부사장(최고전략책임자)을 지내고, 2007년 5월부터 신한생명 사장을 역임했다. 부사장 시절 LG카드 인수를 총괄했고, 조흥은행 합병 때도 통합추진위 멤버를 맡은 인사 및 전략 전문가다.

사실 2010년 말만 해도 신한은행 분위기는 어수선하기 짝이 없었다. 4개월 여에 걸친 경영진 간 폭로전으로 그룹 전체의 신인도에 균열이 갔고,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도 당장 '발등의 불'이었다. 당연히 서진원 신임 행장의 첫 번째 임무는 조직 분위기 쇄신과 실추된 신한은행의 이미지 개선이었고, 성장동력을 만드는 일도 시급했다.

그가 분열된 조직의 전열을 가다듬고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소통’. 그는 이미 인사부를 비롯해 정보기술 관련 업무와 인수합병 담당임원 등을 거치며, 소통을 바탕으로 탁월한 성과를 거둔 바 있었다.

서 행장은 2011년 행장 취임 후 첫 공식일정이었던 시무식을 마치자마자 영업현장으로 나가 고객과 직원들의 소리부터 듣기 시작했다. 상생경영은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하고, 신뢰는 소통 없이는 쌓기 어렵다는 경영철학 때문이다.

서 행장은 독보적 업계 1위로 올라선 지금도 영업점을 수시 방문하고 있고, 신입직원들과의 만남은 일정을 쪼개서라도 참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또 전국 직원간담회와 사내 통합온라인 커뮤니케이션 포털 ‘광장 2.0’ 등에서 나온 아이디어와 의견을 본부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서 행장의 경영철학인 '신뢰와 상생'의 바탕이 되는 '소통'은 오늘날 신한은행의 가장 큰 무기이자 경쟁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