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7일 5만원권 환수율이 하락한 배경으로 저금리에 따른 민간의 현금선호경향, 금융기관의 자동화기기용 수요 확대 등을 꼽았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만원권은 2009년 6월부터 올해 10월21일까지 88조1000억원이 발행됐으며 이 중 39조원이 환수됐다. 이는 전체 발행액의 44.3%에 해당하는 수치다.

5만원권 환수율이 낮은 것은 저금리로 현금선호경향이 높아진 데다, 거래와 보관이 편리해 민간의 5만원권 수요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여기에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은행 자동화기기(ATM)용으로 5만원권을 확보하고 있는 점도 환수율 하락에 한몫을 했다.

5만원권 환수율이 50%에도 못 미치자 일각에서는 이 고액권이 지하경제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한은은 1973년 발행당시 최고액권이던 1만원권도 발행 12년 후 80%, 19년 후 90%가 환수된 점을 언급하며 5만원권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일각의 지하경제 유입설을 정면반박한 것이다.

나상욱 한은 발권국장은 “5만원권의 상당부분은 상거래 목적으로 유통되고 있으며, 일부는 비상시 예비자금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환수율 하락을 지하자금 유입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