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지방 큰 손들의 강남 아파트 거래량은 눈에 띄게 증가
   
▲ 사진은 서울 강남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 영향으로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값이 급락하자 지방 큰 손들이 강남으로 몰려들고 있다. 지방 현금 자산가들은 시세보다 수억 가까이 몸값을 낮춘 급매물을 빠르게 낚아채며 강남 입성을 실현하는 모습이다. 

1일 한국감정원의 월별 매입자거주지별 매입현황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방 거주자의 서울 아파트 매입건수는 크게 증가했다. 

올 초부터 매달 2000건을 넘기는가 하면 지난 3월에는 2116건을 매입했다. 지난해 3월 지방의 현금 자산가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가 373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6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특히 서울 중에서도 강남구와 송파구의 지방 투자자들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3월 강남과 송파의 아파트 거래의 30%는 지방 거주자에 의해 이뤄졌다. 지난해 이들 지역의 지방 거주자 매입 비율은 20% 초반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및 정부의 각종 규제 등의 여파로 이들 지역의 집값이 떨어진 것이 지방 큰 손들에게는 기회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최근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하락세는 금융위기 때를 추월한 상황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최근 18억7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왔다. 지난해 12월 고점과 비교하면 5억원 이상 뚝 떨어졌다. 해당 타입은 금융위기 당시 3억5000만원 가량 가격이 하락한 바 있다. 

송파구 잠실의 트리지움이 경우 전용 84㎡가 최근 16억원에 잇따라 거래되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18억원 이상에 실거래 됐지만 2억원 가까이 가격이 추락했다. 

강남의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정부의 고가 아파트 대출 금지 및 자금출처조사 강화 등으로 강남 지역의 거래량이 줄어들었다”면서도 “최근 지방에서 시세 대비 저렴하게 나온 급매물을 찾는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이 대표는 이어 “실제 올 들어 지방 큰 손들의 강남 아파트 거래량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라고 덧붙였다.

대출없이 강남의 고가 아파트를 구매하는 지방 자산가들이 늘어남에도 시장에서는 강남의 집값 하락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도소득세 중과를 피하면서, 6월 1일 자로 과세되는 보유세를 내지 않기 위해 5월 말까지 잔금과 소유권 이전을 마치는 조건의 절세 매물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강남 일대 부동산에 절세 매물들이 바로바로 해소되지 않고 쌓이며 가격은 당분간 하향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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