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 개최
건설사 "코로나 때문에 움직임 조심"
   
▲ 지난 27일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옛 동해북부선 배봉터널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권구훈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철도사업 현장을 둘러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코로나19 여파로 건설경기 둔화와 해외수주 부진으로 건설사들이 난관에 부딪힌 가운데 정부가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재개하자 그에 따른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동해북부선을 통해 남북철도사업에 힘이 실리면서 대형건설사들은 남북경협이 본격화되면 수혜가 기대돼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30일 정치권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해북부선 강릉-제진 철도건설사업을 시작으로 2019년 2월 미국과 북한의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사실상 멈췄던 남북경협사업이 재가동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일부는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선언 2주년을 맞아 강원도 고성군 제진역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을 열었다.

정부는 해당 사업을 통해 동해북부선 가운데 남한 구간인 강릉과 제진을 잇는 110km 철도를 복원하는데 예비타당성조사를 생략하는 등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영길 의원은 “동해선철도가 대륙철도망과 연결되면 교통, 물류, 에너지협력 분야에서 상상할 수 없는 파급효과가 날 수 있다”며 “21대 국회에서 남북철도 연결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압승으로 정부가 남북경협 재개에 본격적으로 힘을 실을 여건이 마련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철도사업을 비롯한 남북경협은 국내 건설업계의 대형 호재로 평가된다.

북한의 전력, 통신, 철도 등 7개 사회간접자본(SOC)의 독접 사업권을 지닌 현대아산은 물론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 국내 다수의 대형건설사들은 2018년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 때 남북경협지원단, 북방사업지원팀 등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남북 경협을 대비한 바 있다.

당시 대우건설은 과거 김우중 회장 시절 남포공단 조성 사업을 진행했고 경의선, 동해북부선 등 철도사업에도 참여했다. 2007년 남북경협이 활발했던 참여정부 시절에는 해주만 조력발전소 사업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당시 북측의 회신이 없어 진행하지 못했던 사례도 있었다.

가장 주목 받았던 현대건설도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1998년부터 2008년까지 북한 경수로 건설, 금강산 관광지구 조성, 개성공단 변전소 건설 등 대북사업의 주축이 돼 왔다. 향후 대북사업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도 토목·플랜트본부에 TF를 구성했었다.

재계에서는 남북관계가 회복되면 처음에는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부터 시작되겠지만 결국에는 국내 대형건설사가 남북 경협을 이끌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남북경협은 북한 사회간접자본 개발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국내 대형건설사들은 이미 글로벌시장에서 인정받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18년 남북경제교류특별위원회를 출범했는데 대형건설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을 이끄는 정몽규 HDC그룹 회장을 초대 위원장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통일부는 동해북부선 강릉-제진구간사업의 조기착공 계획을 밝히면서 이번 사업을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국가 균형발전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한반도 뉴딜사업’으로 재정의했다.

대한건설협회는 지난 24일 국내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 국내 사회간접자본(SOC) 확대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한국형 뉴딜 빌드코리아(Build-Korea)’ 정책 건의서를 정부와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22일 비상경제회의에서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는데 남북 경협이 진정한 의미의 한반도 뉴딜사업으로 발전한다면 건설업계는 사회간접자본 예산 확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와 관련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당시 구성됐던 남북경협 FT팀은 현재 운영되고 있고, 정부도 아직 구체적인 단계를 밟고 있는 것은 아닌 만큼 상황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림산업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는 않다"며 "향후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면 움직임을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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