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강정호(33)가 국내 복귀를 타진하고 있다. KBO(한국야구위원회)에 임의탈퇴 해제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강정호가 다시 KBO리그에서 뛸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결론적으로 강정호의 국내 복귀는 쉽지 않아 보인다.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그게 다 음주운전 때문이다. 

강정호는 지난해 8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방출된 뒤 메이저리그 복귀를 시도했지만 불러주는 팀을 찾지 못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올 시즌 메이저리그 개막이 불투명해지는 상황까지 겹치며 '무적' 신세가 계속됐다.

   
▲ 사진=더팩트 제공


이런 강정호가 지난 21일 법무법인을 통해 KBO에 임의탈퇴 해제를 요청했다는 소식이 29일 전해졌다. 2014시즌 후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 피츠버그와 계약하며 미국으로 진출한 강정호는 당시 소속팀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의 임의탈퇴 선수로 묶여 있다. 국내 복귀하려면 임의탈퇴부터 해제해야 한다.

절차상으로는 키움 구단에 복귀 의사를 밝히고, 키움이 KBO에 임의탈퇴 해제를 요청하고, KBO가 승인하면 국내 무대에서 뛸 수 있다. 키움이 강정호를 필요로 하면 계약하고 선수 등록을 하면 되고, 키움이 데리고 있을 의사가 없으면 자유계약으로 풀어주거나, 계약 후 트레이드를 시도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전 해외 진출 선수의 국내 유턴 때와 강정호는 사정이 다르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에서 2년간 뛰며 성공적인 안착을 한 2016년 12월, 국내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운전자를 바꿔치기하는 범법 행위를 저질렀다. 법원에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현역 선수의 음주운전 사고는 중징계감이지만, 사건 당시 강정호의 소속은 메이저리그 팀 파이어리츠였다. KBO는 따로 징계를 하지 않았다. 만약 국내 복귀한다면 KBO는 상벌위원회를 열고 강정호의 징계를 논의해야 한다. 키움 구단의 자체 징계도 있을 것이다.

징계를 감수하고 강정호가 국내 복귀 결정을 할 경우, 징계의 정도가 문제다. 강정호는 2016년 음주운전이 처음이 아니었다. 이전에도 두 차례나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적이 있다.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한 주요 이유다.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져 KBO는 지난해 관련 규정을 강화했다. 세 차례 이상 음주운전이 적발되면 이른바 '삼진아웃'으로 최소 3년간 출전 정지 징계를 받게 된다.

강정호는 규정이 바뀌기 이전 사례이기 때문에 새로운 규정을 적용받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 해도 최근 추세는 단순 음주운전일 경우에도 소속팀에서 임의탈퇴 당하거나, KBO와 소속팀 징계를 합쳐 거의 한 시즌을 못 뛰는 것이 보통이다.

만약 강정호에 대한 징계가 한 시즌 출전 정지 정도로 결정난다면, 강정호는 다음 시즌부터 뛰는 것을 목표로 재기에 나설 수도 있다.

다만, 극도로 나빠져 있는 국내 여론이 또 하나 넘어야 할 큰 산으로 남아 있다. 키움이든, 강정호의 '실력'을 탐내는 팀이든, 음주운전 전과 딱지가 붙은 강정호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엄청난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강정호에게 손을 내밀 국내 구단이 있을지 의문이다.

강정호의 임의탈퇴 해제 요청 소식이 전해진 뒤 관련기사 댓글 등을 통해 이런 비판적인 여론은 이미 거세졌다.

강정호의 야구적 재능이야 메이저리그 진출 경력이 보장하지만, 그 재능을 발휘할 무대에 다시 오르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고 또 높다. 강정호는 음주운전으로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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