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한진칼, 3000억원 조달해야
3자연합 한진칼 지분, 조원태 회장보다 많아 셈법 복잡해져
   
▲ 대한항공 B747-8i 여객기./사진=대한항공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조2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받게 될 대한항공이 유상증자 등 추가 자구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상증자 방법에 따라 대한항공 대주주 한진칼 역시 추가 자금 조달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이며, 지분 구도 변화에 따른 경영권 분쟁에 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달 중 이사회를 개최해 유상증자 여부·규모·방식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유상증자 규모는 이사회 의결에 따라 최대 1조원 규모로, 방식은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렇게 될 경우 대한항공 대주주 한진칼 또한 추가 자금 조달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한진칼의 대한항공 지분 보유량은 보통주 기준 29.96%다. 지분율에 따라 3000억 원 상당을 조달해야 한다. 한진칼도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한진칼의 유상증자 역시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에 무게가 실리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사모펀드 KCGI·반도건설로 구성된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한진칼 주주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이 맞물려 있어 셈법이 복잡해질 것이라는 관점도 존재한다.

현재 3자 연합의 한진칼 지분은 △KCGI(19.36%) △반도건설(16.90%) △조 전 부사장(6.49%) 등 총 42.75%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 우호지분(41.30%)을 상회한다. 조 회장 측 역시 우호지분 확보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여러 모로 확실한 게 없는 형국이다.

대한항공은 유상증자 외 유휴자산 매각 등 최대 1조5000억원 수준의 자구책을 마련해 산은·수은에 제출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에 따라 경복궁 옆 서울 종로구 송현동 49-1번지 소재 3만6642㎡ 규모의 부지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삼정 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을 매각 주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고, 입찰 작업에 들어갔다. 3.3㎡당 4500만원으로 추산되는 송현동 부지는 5000억원은 충분히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매각이 성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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