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등 미래성장동력 가속페달…전문경영 시스템·준법경영 등 확대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이 부회장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삼성의 기준’을 강조하면서 과거와는 다른 방식의 경영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6일 서울 삼성서초사옥에서 삼성준법감시위원회 권고에 따른 입장을 발표하면서 ‘절박한 위기의식’을 언급했다.

   
▲ 6일 서울 삼성서초사옥에서 삼성준법감시위원회 권고에 따른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재계에서는 이날 10분여간 발표한 이 부회장의 입장문에 많은 의미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에 대한 사과는 물론, 삼성에 대한 이 부회장의 고민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앞으로 그룹 안팎에서 변화의 물살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저는 지금 한차원 더 높게 비약하는 새로운 삼성을 꿈꾸고 있다.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을 둘러싼 환경은 이전과 완전히 다르다”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시장의 룰은 급변하고 있다”고 최근 경영 환경을 설명했다.

또 이 부회장은 ”위기는 항상 우리 곁에 있고,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 특히 삼성전자는 기업의 규모로 보나, IT업의 특성으로 보나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춘 최고 수준의 경영 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며 ”이것이 제가 갖고있는 절박한 위기의식"이라고 언급했다. 이 부회장은 성별·학력·인종에 관계없는 인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삼성은 최근 이 부회장 주도로 신성장동력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2018년 8월 인공지능(AI)·5G·바이오·전장부품 등 4대 미래 성장사업을 확정한 뒤 지난해 시스템반도체와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이 부회장이 ‘신사업’과 ‘최고수준의 경영’ ‘인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삼성의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잠잠했던 기술기업 인수합병(M&A)은 물론, 특급 인재 영입 등의 작업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의 경영 전반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이날 △경영승계 문제 △노사문제 △시민사회 소통과 준법 감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과거 문제가 있었던 부분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도 약속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자신의 자녀에게 삼성의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앞으로 삼성에서는 전문경영인의 책임 경영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삼성은 인재풀을 확대해 전문 인력 양성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크다.

삼성 전 계열사의 노사관계 역시 변화가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며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도모하겠다. 건전한 노사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앞으로 삼성에서는 ‘준법’이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이 부회장이 “준법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다. 저부터 준법을 거듭 다짐하겠다.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강조하면서다.

이 부회장은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지속적인 활동도 약속했다. 그는 “저와 관련한 재판이 끝나더라고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계속 활동할 것”이라며 “그 활동이 중단없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내부에서 국민과 사회의 눈높이를 맞추고 소통을 확대하기 위한 작업이 더 빠르게 진행될 것 같다”며 “이제 시작인 만큼 지속적인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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