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주호영·수도권 권영세, 지역 구도 장단점으로 작용할 듯
주호영 "수도권·영남권 민심 달라도 합리성·실용성 어디서나 통해"
권영세 "강경보수·장외투쟁 버리고 이념 좌표 국민 눈높이 맞출 것"
   
▲ 오는 8일 치러지는 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이 주호영 의원(왼쪽)과 권영세 당선인 간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사진=중앙선관위

[미디어펜=손혜정 기자]오는 8일 치러지는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이 현역 최다선 주호영 의원과 4선 권영세 당선인 간의 양자 대결로 굳어졌다. 당 안팎에선 '지역' 구도와 초선 표심, 당내 세력 기반 등에 따라 당락이 갈릴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4.15 총선에서 5선 고지에 오른 주 의원(대구 수성갑)은 러닝메이트로 이종배 의원(3선·충북 충주)을, 권 당선인(서울 용산)은 조해진 당선인(3선·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을 지목했다. 이로써 이번 원내사령탑 선출은 대구경북(TK)+충청권 대 수도권+부산경남(PK) 지역 대결로도 성립됐다.

   
▲ 지난 6일 통합당 원내대표 경선 후보등록하는 주호영 의원(왼쪽)과 이종배 의원./사진=연합뉴스

■ 영남권 유리? '당 강성화' 우려 수도권 희망 목소리도

당내에서는 통합당 전체 의석수 가운데 66%가 영남권에 집중돼 있어 "주 의원에 유리한 게임"이라고 전망하는 모양새다. 주 의원이 '잠재적인 TK 맹주 역할'로 기대를 받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바꿔 말해 지역 대결에선 수도권의 권 당선인이 다소 불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영남을 제외한 수도권·강원·충청 지역 등 의석수는 모두 합해도 28석에 그친다.

이를 방증하는 것이 권 당선인이 경남권 조해진 당선인을 정책위의장 후보로 지목한 대목이다. 조 당선인은 '김종인 비대위'에 긍정적인 권 당선인과 달리 '반대' 입장을 취해왔기 때문에 일각에선 다소 의아한 조합이라고 평가한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김종인 비대위' 건으로는 권 당선인과 조 당선인 간의 타협점이 있었을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실제 권 당선인은 지난 6일 공식 출마 선언 기자회견 후 취재진과 만나 "비대위냐 조기 전(당)대(회)냐 등 이런 부분은 결국은 당선자를 비롯한 당 총의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일부 외부인에 의한 위로부터의 개혁은 곤란하고 내부에서 철저한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미디어펜'에 "영남 표심을 위해 다수 후보군들이 TK 당선인들에게 러닝메이트 러브콜을 많이 보내왔다"며 "주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했기 때문에 '대구가 맞서는 구도'를 피하기 위해 다들 거절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경선에 출마했다가 포기한 김태흠 의원(3선·충청 보령서천)과 이명수 의원(4선·충남 아산갑)도 TK 러닝메이트 구인난이 철회 이유로 해석되고 있다.

다만 주 의원이 영남권이라는 점은 역설적으로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통합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통합당이) '영남당'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선 '권영세-조해진' 조합이 좋다"며 "수도권이나 충청·강원 지역, 또는 초선들을 중심으로 당내 정책이 '강성화'하는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이를 공략한 듯 권 당선인은 언론사 인터뷰에서 "당의 이념과 정책 방향 모두 지나치게 강경 보수로 맞춰져 왔다"며 "걸핏하면 장외로 가 민심을 등졌고, 당 개혁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이념 좌표로 설정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러한 당내 경계의 목소리에 주 의원은 언론사 인터뷰에서 "민심은 수도권과 영남권이 다를 수 있지만 합리성과 실용성은 어디서나 통한다"고 밝혔다.

■ 당내 기존 세력 기반이 당락 좌우? 초선 표심 오리무중

   
▲ 지난 6일 통합당 원내대표 경선 출마 기자회견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는 권영세 당선인(왼쪽)과 조해진 당선인./사진=연합뉴스

지역 대결 뿐만 아니라 당내 세력 기반 차원에서도 주 의원이 우세할 것이라는 전언이다. 또 다른 통합당 관계자는 '미디어펜'에 "권 당선인이 19·20대 국회를 떠나있었기 때문에 세력 규합에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 의원은 내리 5선을 하면서 관리가 잘 됐을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주 의원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법안 처리 및 정책 설정, 상임위원회 또는 당내 직책 등 원내 의원이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접근 용이한 원내대표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접근 가능성' 차원에서도 20대 현역 의원이 유리한 출발점을 선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권 당선인은 "권력의 중심에도 있어봤고 짧지 않은 시간 변방에도 있었다"며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겪어왔기 때문에 위기를 이겨내는 길이 무언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출마의 변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통합당 전체 의석수 가운데 약 48%에 달하는 40명의 초선 당선인 표심도 승패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다.

초선 당선인 25명은 지난 4일 입장문을 내고 "선거일 당일 충분한 토론시간을 보장해 토론 결과가 원내대표 선거에 담보되도록 해야 한다"며 "중앙당이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초재선 합동으로 원내대표 후보자를 초청해 끝장토론을 열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지난 6일 통합당 선거관리위원회는 경선 당일 국회의원 당선인들과 함께 5시간 가량 '마라톤 토론'을 거친 뒤 원내사령탑을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통합당 선관위는 정견발표 후 상호주도토론, 현장즉석 질문 등 새로운 토론 방식을 채용했다. 이에 따라 경선 당일 후보자들의 정견발표와 토론내용이 초선들의 표심에 막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당초 원내대표 경선의 쟁점으로 예상됐던 '김종인 비대위' 문제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주 의원과 권 당선인 모두 '김종인 비대위' 체제 전환에 대해서는 부분적으로 긍정하는 양상이며 당내에서도 '김종인 비대위'가 이미 '기정사실화'됐다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미디어펜'에 "비대위원장 적임자가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 외에는 없다"며 "시간 제한을 두는 방식이되 김종인 체제로 체질 개선을 해야 한다는 게 당내 기류"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