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과 스마트화로 차별화된 수출역량 강화·핵심분야 육성 시급

중국 제조업의 추격현황과 한국의 경쟁력 전망-서동혁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중국 제조업은 거대한 내수시장 활용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제조업은 2004~12년 기간중 연평균 12% 고속성장하면서(한국은 5.7%) 수출에서 2004년 일본을, 2008년에는 독일을 추월하였다.

독일-미국-일본의 3극 체제를 중국 일극으로 전환시키면서 세계 수출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2008년 글로벌 위기시 한국, 일본 등 주요 제조강국이 주춤하는 사이에도 중국은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글로벌 위기를 제조강국과의 격차를 넓히는 기회로 삼았다.

중국 제조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한중간 경쟁관계도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전체적인 관점에서 볼 때, 한국 제조업은 아직까지 일정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 빠르게 중국에 추격당하고 있다.


   
▲ 조선, 통신기기, 가전에서도 중국과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디스플레이도 중국의 추격이 가시권에 들어 와 제조업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기계산업군은 자동차를 제외하고는 느슨한 경쟁관계이며, 소재산업군은 경쟁이 치열하다. IT제조업은 전반적으로 한중간 경쟁구도가 가장 급변한 산업으로서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모든 분야에서 상당한 경쟁관계가 형성된 상태이다.

개별산업으로 본다면, 섬유와 같은 성숙산업을 넘어 선도산업에 해당하는 조선, 통신기기, 가전에서도 중국과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디스플레이도 중국의 추격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점은 우려할 만한 점이다. 일반기계, 석유화학, 철강 등은 이미 중국과 치열한 경쟁관계에 놓인 상태이다.

중국 제조업이 성장함에 따라 한중일 수직적 역학관계도 변화하고 있다. 중국은 최종재나 세트제품을 넘어 부거거치가 높은 핵심부품, 모듈화 영역에서 빠르게 공급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의 차별적 경쟁력 향상이 수반되지 못할 경우, 세계 시장에서의 입지축소는 불가피하다.

단기적으로 한중 경쟁구도를 전망해볼 때 철강, 섬유의류가 가장 시장잠식 속도가 빠를 것이며 조선, 석유화학,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은 경쟁이 지금보다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이에 비해, 자동차, 일반기계, 반도체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경쟁관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 주력산업은 거의 모든 산업에서 중국과의 경쟁이 현재보다 위협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에 가서도 현재와 같은 세계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은 메모리반도체, 스마트폰, 디지털TV, 그리고 디스플레이 등 4개 산업이며 현재 1위인 조선은 중국에 밀려 2위로 하락할 전망이다.

그러나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이들 상위산업들도 메모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중국이 최대경쟁국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또한 조선, 석유화학, 섬유의류 등은 중국에 밀려 2018년에 글로벌 경쟁력이 지금보다 약화될 것이며, 동시에 중국의 시장잠식이 가속화되면서 더욱 큰 위협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주력산업에서 중국의 추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융합화 및 스마트화라는 제조업 트렌드에 적극 대응하여 중국․일본 등과 차별화된 수출역량의 강화, 글로벌 가치사슬의 안정적 구축. 후방산업(up-stream) 경쟁력 확보, 산업적 파급영향이 큰 핵심분야의 육성 등이 시급하다.

   
 
   
 

(이 글은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에서 주최한 '중국 제조업 추격 대응 '10계명' 토론' 세미나에서 서동혁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