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설득과 비대위 반대 세력 설득 이중 과제
한 석이 아쉬운 통합당, 미래한국당 합당 문제 시급
무소속 당선인 복당 긍정적이지만...반발 잠재워야
   
▲ 주호영 통합당 신임 원내대표./사진=미래통합당
[미디어펜=손혜정 기자]주호영 미래통합당 신임 원내대표(5선·대구 수성갑)의 어깨가 무겁다. 제21대 국회 첫 1년 동안 통합당 의석수(84석) 거의 2배에 달하는 '슈퍼여당'에 맞서 내홍 중인 당을 수습해야 하는 등 엄혹한 과제가 산적하다.

■ '김종인 비대위' 당내 반발 여전한데...

현격한 표 차이로 주 원내대표가 선출됨에 따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논의도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통합당은 이미 비대위원장 임기 제한 규정을 삭제하기 위해 추진한 상임전국위원회가 한 차례 무산된 만큼,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반대하는 세력도 여전히 만만치 않다. 이에 따라 주 원내대표는 당내 반발을 잠재우고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특히 '4개월짜리' 시한부 비대위원장직을 사실상 거부한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수락 의사도 받아내야 하는 등 이중 과제가 맡겨져 반대 진영과 김 전 위원장과의 조율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김 전 위원장이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무기한 임기'와 '전권' 등 문제가 그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김 전 위원장은 거부 의사를 굽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 설득을 실패하게 되면 조기 전당대회 요구론이 더 거세져 내부 분열이 심화될 수도 있다.

   
▲ 김종인 전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 주호영 신임 원내대표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 반대 세력 설득과 김 전 위원장 비대위원장직 수락 의사를 받아내야 하는 등 이중과제를 떠안았다./사진=미래통합당
조기 전대를 강력하게 요구하며 '자강론자'로 분류되고 있는 조경태 의원(5선·부산 사하을)은 "당헌당규대로 8월 31일까지 정상적인 전당대회를 치르는 게 바람직하다"며 "이제는 비대위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한다"고 단언했다.

김태흠 의원(3선·충남 보령서천)도 "우리에게는 관리자가 아니라 새로운 개척자가 필요하다"며 비대위 체제보다 조기 전대를 통한 위기 극복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주 원내대표는 "8월 전당대회는 총선 실패를 성찰하고 반성할 기회를 갖지 않은 채 당권 투쟁에 들어간다는 문제가 있다"며 "비대위 전환이 한 방법이 될 것이고,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차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총의를 모아 지도체제 문제를 정착시키려고 한다"며 "김 전 위원장과도 상의해서 조속히 시일 내에 방안을 찾겠다"고도 했다.

■ 미래한국당 합당 및 무소속 당선인 복당 문제

통합당 출신 무소속 당선인의 복당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주 원내대표는 복당 문제와 관련해 "크게 대동단결해야 한다"며 "절차는 시도당 승인 과정 거치기 때문에 합의체에서 결정하되 원칙적으로는 빠른 복당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통합당 출신 무소속 당선인은 총 네 명으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대표(5선·대구 수성을)와 권성동(4선·강원 강릉)·윤상현(4선 인천 동미추홀을) 의원, 김태호 당선인(3선·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이다. 권 의원은 복당을 신청한 상태이며 나머지 세 명도 복당 의지를 보여왔다.

다만 공천 불복으로 인한 무소속 총선 출마는 해당 행위로 간주되는 데다 일정 기간 숙고 없이 '빠른 복당'이 이어질 경우 당의 기강이 해이해진다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 주호영 통합당 신임 원내대표(왼쪽)와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사진=(좌)미래통합당 (우)미래한국당

아울러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대표와 당내 인사들의 장외 투쟁이 빈번해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5선 고지에 오른 정진석 의원과 홍 당선인은 지난달 29일 한 차례 장외 설전을 치른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정 의원은 홍 당선인을 향해 복당을 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래한국당과의 합당 문제도 주 원내대표의 의지대로 쉽게 실현될지 미지수다.

주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취재진에게 "(한국당과의 통합은) 가급적 빠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합당'과 관련해 원유철 한국당 대표의 발언이 다소 모호해지는 경향이 있어 추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원 대표는 8일 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미래한국당에 대한 내당 간섭을 즉각 중단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국당이 별도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경우를 겨냥해 "특단의 대응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 으름장을 놓은 데 대한 반박이다.

그러나 이러한 원 대표의 반응에 통합당도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심지어 국민의당과의 교섭단체 구성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한 석이 아쉬운 통합당으로선 한국당과의 합당 문제가 시급한 해결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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