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에탁금 42조4756억되지만 시장 안정기 전망은 전무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 유입된 자금이 물경 45조원에 달하는 가운데 이 중에서 대출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2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증시가 여전히 높은 불확실성에 직면한 가운데 신용거래융자 등 빚을 내서 하는 투자방식은 위험할 수 있다고 수차례 경고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에서의 순매수 금액과 투자자예탁금 증가액이 총 45조 894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여기에서 개인투자자(개미)들의 비중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 사진=연합뉴스


개미들은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약 26조 900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4조 6670억원어치 주식을 각각 사들였다. 주식 매수를 위한 ‘대기성 자금’을 지칭하는 투자자예탁금도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8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이 42조 4756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15조 1372억원 늘었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주식 활동계좌 숫자 역시 약 3125만좌를 기록해 작년 1분기 대비 5% 증가했다. 한 가지 특수한 상황은 늘어난 5% 중에서 2030세대의 보유 비율이 50%를 넘었다는 점이다. 청년세대들이 빠르게 주식시장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1분기 비대면 계좌 개설이 무려 3.2배 증가했는데, 이 증가분에서 2030세대가 6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투자자들의 숫자가 늘어난 만큼 투자의 질(質)도 담보되고 있느냐다. 우려스러운 점은 개미들이 빚을 내서 주식투자를 하는 행동도 서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8일 기준 국내 신용거래융자(개인이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 잔고는 9조 401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16일 9조 4190억원을 기록한 이후 채 두 달이 되지 않아 다시금 최대치에 육박한 것이다. 이 말은 올해 유입된 증시자금 중 약 22%가 대출금, 즉 빚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신용거래는 특히 주가 급락기에는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투자방식으로 통한다. 실제로 지난 3월 증시 폭락기에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돈을 갚지 못해 증권사 반대매매가 급증한 사례가 있었다. 이로 인해 지난 3월 25일 신용거래융자잔고는 6조 4075억원으로 최근 3년 내 최저치까지 내려갔다. 이 수치가 그 이후부터 현재까지 다시 상승세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국내외 증시가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는 관점은 아직까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시금 늘어나는 신용거래융자잔액은 전문가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서울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규모 확산 우려가 다시 불거진 것에서 보듯 상황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진단하면서 “신용거래융자와 같이 위험도가 매우 높은 방식으로 투자에 접근하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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