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QLED·마이크로LED' vs 삼성디스플레이 'QD'
폴더블 등 중소형 패널서도 삼성전자 독자 행보 관측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3월 19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에서 QD디스플레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미래 사업 전략에서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QD디스플레이로 도약을 선언했지만 삼성전자는 QLED와 마이크로LED를 차세대 패널로 내세우며 새로운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가 주요 고객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양산 예정인 QD는 물론 중소형 OLED의 고객 다변화에 팔을 걷어부쳐야 할 모양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QD 디스플레이 전환을 앞둔 삼성디스플레이에게 '고객사 다변화'가 중요 과제로 떠올랐다. 

의존도가 높았던 삼성전자와 미래 전략을 두고 엇갈린 방향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삼성전자를 통해 매출 7조원을 거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연말까지 수년간 적자를 본 LCD 사업을 철수하고 차세대 기술로 QD디스플레이를 점찍었다. 반면 삼성전자의 올해 TV 사업 전략은 QLED와 마이크로LED '투 트랙'이다. 매섭게 추격하고 있는 중화권 업체를 초격차 기술로 따돌리겠다는 결은 같지만 차세대 패널은 다르게 정한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부터 65형 TV 기준 100만대 규모의 QD디스플레이를 양산할 예정이지만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는 QD-OLED TV 생산 계획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삼성전자가 내년 삼성디스플레이의 QD디스플레이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사업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약 40%다. 삼성디스플레이가 LCD를 QD디스플레이로 대체해도 삼성전자가 QD-OLED TV를 생산하지 않으면 매출 40%를 메우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고객 다변화가 절실한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가 이뤄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내부에서는 삼성전자가 야속하다고 느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에서 QD를 써주지 않으면 고객 확보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갤럭시Z플립. /사진= 삼성전자 제공


대형 패널에 이어 점유율 90%을 차지하는 중소형 패널에서도 다른 고객사를 찾기 바쁘다. 

삼성전자는 최근 스마트폰 패널 가격을 낮추기 위해 공급사를 다변화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팅(DSC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A91, 갤럭시S21플러스 등에 중국 BOE가 제작한 OLED 패널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폴더블 패널도 다른 사업자와 손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외에 다른 업체와 초박막강화유리(UTG) 자체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기존 UTG 공급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도했다. UTG를 업은 삼성전자는 모토로라, 로욜 등을 제치고 사실상 폴더블 시장에서 선두에 서게 됐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UTG 자체 개발에 나설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와 경쟁이 불가피한 것은 물론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 선두 고객사를 잃게 된다. 

하나금융투자는 삼성전자의 중화권 패널 의존도가 오는 2021년 90%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제 대형 패널뿐 아니라 중소형 패널에서도 고객사 한 곳만 바라보고 있기 쉽지 않아졌다"며 "정부 지원금을 등에 업은 중화권 업체들이 한국의 기술을 따라오면 도망가야 하는 상황에서 다른 고객사의 물량도 따내야 해 쉽지 않은 처지에 놓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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