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선출됐지만, 여전히 당이 나가야 할 방향은 모호
시사·정치평론가 "지도부 체제 확립부터 해야" 입 모아
[미디어펜=손혜정 기자]원내대표 선출 직후 부친상을 치르게 된 주 신임 원내대표가 13일 당무에 복귀하면서 본격적인 당 재건 행보에 나서게 된다. 변화의 첫 스타트는 오는 18일 '광주'를 방문하는 것으로 끊을 예정이다.

아울러 주 신임 원내대표는 오는 19일과 20일, 당선자 연찬회를 열고 당 지도체제 구성에 대한 수습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김종인 비대위' 문제와 통합당 출신 무소속 당선인 복당 절차, 원 구성 협상 전략, 한국당과의 통합 문제 등 산적한 당제의 향방도 판가름 날 전망이다.

통합당의 '시즌2' 개막을 앞둔 '주호영 호(號)'의 진로와 당 재건 방법론을 두고 시사·정치 평론가 일각에서는 빠른 '지도부 체제 구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문제가 빨리 해결돼야  '합당·복당' 문제도 연쇄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주 원내대표의 대여 협상력도 제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들은 당 해체 및 재창당 수준의 환골탈태만이 당이 회생할 수 있다고 충고하고 있다.

   
▲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사진=미래통합당

■ "통합당은 맛 없어서 망한 음식점, 폐업하고 새로 태어나야"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13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통합당을 '폐업해야 하는 망한 음식점'에 비유해 설명했다.

장 소장은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아예 당을 해체하고 재구성했으면 좋겠다"며 "민경욱 의원·차명진 전 의원 같은 사람들과의 단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체 후 '외부수혈'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합당은 맛이 없어서 고객들에게 버림 받고 망한 음식점인데 그런 음식점에 있는 기존의 주방장과 종업원들이 새로운 메뉴를 개발한다고 한들 고객의 입맛에 맞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방장을 데려와야 한다. 다만 그렇게 하면 원래 있던 주방장과 종업원들과 주인은 반발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차라리 폐업 선언을 해야 한다. 다시 논의해서 새롭게 진지를 구축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래한국당과의 통합 문제에 대해선 장 소장은 한국당의 별도 교섭단체화가 통합당에도 정치적 이득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 편 한 명 더 있는 게 협상 국면에 상당히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한국당 내부에선 이미 '시어머니'가 많은 통합당으로의 합당보단 독자 세력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나아가 원 구성 협상안에 대해선 "더불어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회를 내주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가져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야당 몫의 상임위 배정을 지켜낼 주 신임 원내대표의 협상력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장 소장은 "이 모든 문제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 전환 여부를 결정해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통합당, '자강론'보다는 '외부인사' 비대위...실용적으로 가야"

신율 명지대 교수도 '미디어펜'에 '김종인 비대위' 문제부터 선결해야 함을 강조했다.

   
▲ 김종인 전 통하당 총괄선대위원장./사진=미래통합당

신 교수는 "비대위든 조기 전당대회든, 방향부터 결정해야 한다"며 "비대위 쪽으로 '외부 인사'가 와서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내부 '자강론' 이야기가 나오지만 전혀 가망성이 없다"며 '합당' 문제와 관련해선 당장은 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국민의당이 어딘가와는 같이 갈 텐데 당장 통합당으로 들어가긴 힘들기 때문에 한국당과 합당하는 수순으로 가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통합당과 합치더라도 점진적 단계를 거칠 것"이라며 한국당의 독자 세력화를 예상했다. 한국당이 '본진'보다는 '덜 수구적' 이미지를 가졌다는 부연이다.

그러면서 "여야가 무려 두 배 차이의 규모"라며 원 구성과 관련해선 법사위를 지켜내는 것이 최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통합당의 본질적인 당 재건 방법론에 대해선 '실용주의'를 제안했다. 신 교수는 "이념을 초월해 '실용'적으로 가야 한다. 경제위기 상황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고 엄청난 타격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선 이념이 먹히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당 압승 원인은 (민주당의) 이념이 좋아서가 아니고 잘해서도 아니다. 너무 힘들고 무섭기 때문에 '힘 센 쪽'에 (민심이) 의지한 것"이라며 "여당에 보여줘야 하는 건 '보수 가치' 같은 게 아니라 국민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까, '먹고사는' 문제와 국민들의 두려움을 없애주는 '실용성'"이라고 말했다.

■ 통합당 살아날 길, 영국 보수당 살린 디즈레일리 개혁 방식에서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통합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해법을 과거 영국 보수당에서 찾았다.

이 평론가는 '미디어펜'에 벤저민 디즈레일리 영국 수상의 개혁 방식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디즈레일리는 종래 귀족·지주·국교회 신자가 주류를 이루던 영국 보수당을 침체 시기에서 건져내 현재 영국 보수당의 뿌리를 굳건히 한 인물로, '보수당의 아버지'로도 평가받고 있다.

그는 "(19세기 말) 휘그당의 주요 지지세력은 새로 생겨난 '소상공인' 세력이었지만 투표권은 주어지지 않았다"며 디즈레일리가 당시 핵심 쟁점이었던 곡물세와 선거권을 해결해 신흥 세력의 지지를 끌어와 보수 정당을 재건했다고 말했다. 곡물세 인하는 당시 보수당 지지세력의 반발을 초래하는 방침이었지만 궁극적으로는 보수당은 살아남았으며 휘그당은 역사에서 사라졌다는 것이 이 평론가가 방점을 찍은 대목이다.

이 평론가는 "극성 지지자들도 버려야 한다. 만약 '낡은 정체성'을 유지하고 싶다면 집권하지 말고 소수정당으로 남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며 "집권세력이 되고 싶다면 새로운 지지층에게 다가가야 한다. 그것이 디즈레일리가 보수정당을 살린 전략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 신임 원내대표의 권한과 기능 역할은 제한적이라며 '제일 최근(신선한) 인물'인 당선자들의 총의로써 지도체제 구성을 시급히 결론내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한 주 신임 원내대표가 당선자 총회를 열어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총의를 모으고 지도부 체제 전환 과제를 선결해야 무소속 당선인 복당 여부도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당과의 합당과 관련해선 이 평론가는 "저쪽(민주당·더불어시민당)이 확실하게 합당되는지부터 지켜봐야 한다"며 "이후에도 일단 한국당이 무조건 합당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상임위 배정에 있어서도 한국당의 독자 세력화 가능성을 '협상 카드'로써 갖고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끝으로 주 신임 원내대를 향해선 "법사위 등 마지막까지 지켜내야 할 것을 생각해야 한다"며 인내와 협상력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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