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코로나 극복 재난지원금 기부 확산되나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긴급재난지원금 기부를 선언한데 이어 금융지주사들이 잇따라 기부대열에 동참하면서 자발적 기부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각에선 자발적 기부라고는 하지만 정부 고위공직자 기부대열에 따른 하향식 기부문화가 조성돼 사실상 '눈치껏' 기부에 동참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라는 반감도 나온다.  

   
▲ 신한금융그룹 본사 전경./사진=신한금융그룹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과 우리금융‧BNK 금융그룹 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긴급재난지원금 자발적 기부에 동참했다. 신한금융은 그룹 본부장급 이상 임원 250명이 재난지원금 전액을 기부하고, 부서장급 이하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건전한 기부 문화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전 그룹사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한 기부금액에 매칭해 신한금융이 일정금액을 추가 기부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회사 차원의 매칭 기부를 통해 조성된 금액은 그룹에서 지역사랑상품권을 구입해 취약‧소외계층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우리금융도 본부장급 이상 그룹사 임원 200여명이 긴급재난지원금 자발적 기부에 동참하기로 했다. 이번 기부는 그룹 임원 회의에서 참석자 전원의 동의를 얻어 결정됐으며, 긴급재난지원금 미신청을 통한 자동 기부 또는 근로복지공단 가상계좌에 본인이 긴급재난지원금을 입금하는 형태로 자발적 기부에 동참하기로 했다. 부서장급 이하 직원의 경우 자발적인 기부에 참여하는 기부문화를 조성할 예정이다.

부산‧경남은행 등을 계열사로 둔 BNK금융도 임직원 100여명도 전액 기부의사를 밝혔다. 부장‧지점장급 직원들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기부에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앞서 문 대통령이 지난 7일 긴급재난지원금을 전액 신청하지 않는 방식으로 기부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홍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12일 같은 방식으로 기부의 뜻을 밝히는 등 긴급재난지원금의 자발적인 기부대열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자발적 기부라고는 하지만 정부 고위공직자의 기부대열에 따른 하향식 기부 흐름이 조성돼 사실상 따라갈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는 반감도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자발적 기부라고는 하지만 일정 직위 이상의 직원들은 기부동참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사실상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분위기에 휩쓸려 기부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재난지원금의 본래 취지가 무너진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사용하라는 것인데 위에서 자발적 기부동참을 공공연하게 독려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씁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