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펀드 판매 19개사 모두 참여…부실자산 자율배상 가능성 높아져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된 배드뱅크 출범이 난항을 겪었지만 키움증권과 메리츠증권이 마지막으로 합류를 결정하면서 금융당국의 의도대로 ‘5월 출범’에 청신호가 켜졌다. 라임자산이 운용한 펀드를 판매한 19개 금융사가 모두 참여하는 이번 배드뱅크 출범으로 부실자산에 대한 ‘자율배상’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라임운용 ‘배드뱅크(bad bank)’가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키움증권과 메리츠증권은 금융당국에 라임운용 배드뱅크 참여를 확정해 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라임운용 펀드 판매를 실시한 19개 금융사가 모두 참여한 배드뱅크가 이달 출범할 것이 확실시 된다. 

   
▲ 사진=연합뉴스


배드뱅크는 금융기관의 부실자산이나 채권만을 사들여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기관을 지칭한다. 업계 선두권이던 라임자산운용이 최근 기록적인 손실을 내면서 라임운용 펀드를 판매한 회사들이 배드뱅크 논의를 진행해왔다. 당초 지난 4월 말까지 논의를 끝내기로 했었지만 일부 판매사들이 참여방식을 두고 고심하면서 최종 결정이 다소 늦어졌다. 

라임운용 펀드 판매에 참여한 회사로는 우리은행과 신한금융투자, 신한은행,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신영증권, 하나은행, KB증권 등이 있다. ‘막차’를 탄 키움과 메리츠는 이들 중에서 판매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참여 방식을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우리은행은 3577억원,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은행이 각각 3248억원, 2769억원을 판매해 전체 판매금액의 64.0%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기의 문제였을 뿐 19개 판매사 전원이 배드뱅크에 참여하는 것에는 업계 안팎에서 큰 이견이 없었다. 일단 금융감독원의 ‘의지’가 워낙 확고하게 드러난 이유가 컸다. 감독당국은 지난 4월 말 배드뱅크 가이드라인을 먼저 제시하면서 판매사 전원의 참여를 독려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한 이번 달 기자간담회의 영향도 있었다. 이 자리에서 윤 원장은 라임운용 배드뱅크 설립 계획에 대해 “몇 개 회사들이 약간 이견이 있는 것 같은데, 5월 중으로는 조정이 되리라고 본다”면서 “배드뱅크 방식이 적절하며, 펀드를 이관해 정리하는 쪽이 맞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감독당국이 최근 금융투자업계 부실 자산에 대해 ‘자율배상’을 권고했다는 점도 이번 배드뱅크 설립과 일맥상통 한다는 지적이다. 윤 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금융회사가 자율 배상을 하면 시기적으로 빠를 수 있고 안 되면 금감원에서 분쟁조정을 하는 순서를 예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 수습과정은 금감원이 금융사들을 제재하기에 앞서 자율배상을 유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라임 배드뱅크의 수습과정이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금융사고 수습에도 전례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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