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연구개발 위험 부담 줄이고 시장 안정적 확대"
보령제약, 올해 하반기 ‘카나브 패밀리’ 복합제 선봬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제약바이오 업계가 최근 투여 횟수를 줄이거나 붕해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등 복약 편의성을 개선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신약 개발 부담을 줄이고 시장 점유율은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 제약·바이오업계가 복약 편의성을 높인 제품을 통해 신약 개발에 따른 부담을 줄이고 안정적인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사진=픽사베이


14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은 주력 제품인 '카나브 패밀리'의 신규 라인업으로 고혈압·고지혈증 개량 신약 'BR1006'를 개발하고 올해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해당 제품은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와 스타틴의 복합제로 고혈압과 고지혈증 약물을 동시에 복용해야하는 환자들에게 복약 편의성은 물론 단일제 투여 대비 경제성을 높였다. 

한국콜마는 대장내시경 장 세척제 용량을 30% 이상 줄이고 맛을 개선한 '이지프렙1.38산'을 선보였다. 기존까지는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기 전에 2~3리터 용량을 나눠 마셔야 했지만 이지프렙은 검사 당일 새벽 4~5시간 전에 물을 포함해 총 1.38리터만 마시면 된다. 

JW중외제약은 투약 편의성을 개선한 A형 혈우병 예방요법 치료제를 내놨다. 기존까지 국내 예방요법 치료제는 주 2~3회 정맥주사를 맞아야 했지만 헴리브라는 주 1회부터 최대 4주 1회까지 피하주사(복부주사)가 가능하다.

복약 편의성을 개선하는 분위기는 일반의약품도 마찬가지다. 삼진제약은 최근 해열진통제 '게보린 정'의 낱알 크기를 90%로 줄이고 붕해 속도를 3배 높인 리뉴얼 제품을 출시했다. 목넘김이 비교적 편해졌을뿐만 아니라 흡수율도 높아졌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도 예외 없다. 셀트리온은 정맥주사 형태의 류마티스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를 복부주사 형태로 맞을 수 있게 개선한 '램시마SC'를 선보이고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또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 피하주사 제형도 2013년 유럽에 선보인 바 있다. 해당 제품은 현재 유럽 시장 점유율 47% 차지한다.

이렇듯 복약 편의성을 개선한 제품들이 쏟아지는 이유는 장기간 신약 개발에 따른 공백을 매우고 매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성공 확률이 0.02%에 그치는 신약 개발은 막대한 연구비용에 비해 생산성이 낮고 위험 부담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투자하는 시간은 통상적으로 10년 이상은 소요되며 수천억원의 연구개발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며 "이에 성공 확률은 매우 낮고 성과도 보장할 수 없는 신약 보다 안정적인 개량 신약을 많이 내놓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의약품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신약 개발 가능성도 갈수록 희박해져간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실제로 딜로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제약사 21개사의 신약개발 연구개발비는 지난 2010년 1조4600억원에서 2018년 2조68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난 반면 신약 매출은 99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제제를 특수 가공해 유효성분이 천천히 방출되도록 해 복약 순응도를 높인 서방성 제제나 유효성분을 하나의 정제에 결집해 복약 편의성과 경제성을 높인 합성의약품 등의 제품 출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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