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후 글로벌 기업인 첫 중국 출장…절박한 현실 인식 반영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코로나19의 위험 속에서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최근 글로벌 경제의 위기론이 대두되는 가운데 삼성의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한 행보다.

재계에서는 최근 이 부회장이 ‘포스트 코로나’ 행보를 가속화 하는 것은 절박한 현실 인식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18일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영향 및 대책을 논의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현지시간)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과거에 발목을 잡히거나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된다”고 신속한 위기 대응과 과감한 도전을 주문했다.

이번 중국 출장에는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 황득규 중국 삼성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이 글로벌 경영을 재개한 것은 지난 1월 삼성전자 브라질 마나우스·캄피나스 공장을 찾아 중남미 사업을 점검한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중국을 찾은 글로벌 기업인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중국은 현장 엔지니어들도 꺼리는 출장지고 꼽힌다. 여전히 위험요소가 상존하고,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행보와 발언을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이 부회장의 ‘절박감’이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때를 놓치면 안된다’고 말한 것은 절박한 현실 인식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모든 것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자칫 실기할 경우 돌이키기 힘든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과 함께, 빠르게 움직이면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동시에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현지시간)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생산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중국 출장 전까지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속에서 삼성의 미래와 현재 가치 훼손을 막기 위해 국내에서 동분서주했다.

지난 13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단독회동을 가진 것이 대표적이다.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은 미래 전기차 기술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동안 서로를 애써 외면했던 국내 ‘톱2’ 그룹의 수장이 미래를 위한 협업의 디딤돌을 놓았다는 점에서 ‘파격’이라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국내 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하면서 ‘멈춤 없는 도전’을 주문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종합기술원,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 삼성전자 화성·구미사업장에서 임직원들을 격려하며 코로나19로 흔들릴 수 있는 분위기를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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