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가계부채 부실을 촉발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30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상당수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와 함께 자영업에 뛰어들면서 사업자금 확보 등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50대 이상의 경우 소득증가율이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하는 데다 자영업의 수익성도 낮기 때문에 이들의 대출이 부실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 사진출처=뉴시스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담보대출은 50대 및 60대 이상을 중심으로 확대돼 왔다.

전체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에서 50대와 60대 이상의 비중은 2009년말 26.9%, 15.1%였지만, 2014년 3월말 현재 31.0%, 19.7%로 늘어났다.

또한 정부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완화 등으로 베이비 부머의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베이비부머 세대의 대출은 늘어나지만 재무건전성은 오히려 악화되는 상황이다.

지난 2010년 이후 50대와 60대 이상의 소득 증가율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을 밑돈다. 소득증가율이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을 웃도는 50대 미만과 상반된 모습이다.

이에 따라 대출을 제 때 상환하지 못하는 인구 중 50세 이상의 비중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50세 이상 금융채무불이행자의 중은 31.1%로 2010년(15.7%)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은은 "영세 자영업자 중 55세 이상의 비중이 40%에 육박하고 있지만, 일부 업종의 경우 수익성이 낮기 때문에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지적했다.

한은 관계자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및 자영업 진출 등으로 은행의 리스크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는 상황"이라며 "가계도 원리금상환능력을 감안해 자금조달와 운용 행태를 균형있게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