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건설사 기피하던 임대주택 사업 '부영사랑으로' 성장 기반 다져
건설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15%를 차지하는 경제의 기둥이다. 건설업의 역사는 대한민국의 발전과 궤를 같이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마다의 성공 DNA장착한 국내 건설사들은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본보에서는 건설 성공 DNA를 일깨운 주요 현장 및 사사(社史), 오너 일가 등의 스토리를 재조명해 시리즈로 소개한다.<편집자주>

[건설사 성공DNA-㉔부영주택]'서민 주거 사다리' 역할…주택건설 강자로

[미디어펜=유진의 기자]부영은 1980년대 임대주택 사업에 뛰어들며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자처했다. 정부의 임대주택 공급 활성화 바람을 타고 성장가도를 달렸다. 임대주택으로 다져온 탄탄한 기초 체력을 바탕으로 분양주택 분야에서도 저력을 발휘했다. 부영은 2020년 민간기업 기준 자산규모 재계 17위를 유지하고 있다.

   
▲ 서울 중구 세종대로길 부영 본사./사진=부영


◆기피하던 임대주택 사업으로 성장 기반 다져

건설업계에서 뚝심있는 청년 사업가로 잘 알려졌던 이중근 회장은 1983년 부영그룹의 모태인 삼신엔지니어링을 인수했다. 첫 사업은 1984년 인천 부평에서의 280가구 부영아파트 분양이었다. 이후 1993년 이중근 회장은 삼신엔지니어링의 상호를 부영으로 변경했다. 

1980년대 당시 저소득층 집단 주거지라는 편견 때문에 건설업체들은 임대주택 사업에 뛰어들기를 기피했지만, ‘집은 소유가 아니라 주거’라는 철학 하에 ‘서민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자처한 이중근 회장은 임대주택 공급에 집중했다. 시작은 1985년 전남 여수에 지은 310가구 규모 임대아파트였다. 이는 부영의 성장이 가속화하는 계기가 됐다. 건설사들의 줄도산으로 주택공급 물량이 부족해지면서 정부가 임대주택 공급 활성화 정책을 펼친 것이다. 이후 부영은 총 27만호의 임대, 분양 주택을 건설하며 주택건설 명가로 자리 잡았다. 1998년 총 9933가구 공급으로 주택건설실적 1위를 거머쥔 부영은 2002년까지 5년 연속 1위를 수성하면서 주택건설의 강자로 자리 잡았다. 

◆남양주 도농 'e그린타운'으로 수도권 분양시장 다크호스로 떠올라

임대주택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부영그룹은 분양주택 분야에서도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부영그룹이 수도권 분양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데 신호탄이 된 단지는 남양주 도농의 ‘e그린타운’이다. 남양주 도농역 일대에 위치한 ‘e그린타운’은 총 5756가구로 1998년 공급당시 전국 최대 규모의 단일단지로 기록됐다. 107㎡부터 217㎡의 중대형 평형만으로 이뤄진 남양주 부영 ‘e그린타운’은 주변 편의시설은 물론 빼어난 조경 등을 자랑한다. 경기지역은 물론 서울지역의 고급주택 수요층인 중산층 고객들을 사로잡으며, 남양주 부영 ‘e그린타운’은 경기 동부지역의 랜드마크 아파트로 자리잡았다. 

이후 동탄2 신도시 지역에서의 대규모 공급은 부영그룹이 분양주택의 강자로도 자리를 굳히는데 큰 모멘텀이 됐다. 부영그룹은 2016년 동탄2 신도시에 8개 단지 6667가구를 공급했다. 동탄2 신도시 공급 물량이 전 가구 1순위로 마감되고, 최고 경쟁률 134대 1을 기록하면서 부영그룹은 주택 브랜드 강자로서의 입지를 다시 확인했다. 

특히 명품 조경단지로 정평이 난 동탄 더레이크시티 부영은 동탄2 신도시에서도 명품 주거 단지로 손꼽힌다. 동탄 더레이크시티 부영의 조경은 자연과 동화되는 도시 속 푸른 마을의 콘셉트를 표상하고 있다. 숲, 꽃, 길이 한데 어우러져 사계절을 나타내는 시간의 길, 진경 산수원, 생태연못, 티 하우스, 사철나무, 조팝나무가 어우러진 정원은 부영그룹 브랜드 ‘사랑으로’의 정체성을 잘 드러낸다. 자연의 장점을 아파트 건설 디자인에 접목한 것이다.

이 같은 성공신화를 바탕으로 부영은 또 한 차례의 도약을 앞두고 있다. 현재 서울숲 주상복합, 이촌동 아파트 단지 등 서울의 대표적인 고급 주거단지에서의 주택사업이 계획 중이다. 임대를 넘어 분양 브랜드의 강자로 자리 잡은 부영그룹이 명품 주거 브랜드로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부영주택 BI./사진=부영


◆사랑으로 지은 집 '부영 사랑으로'

부영그룹은 2006년부터 주택 브랜드 ‘사랑으로’를 사용하고 있다. 2006년 1월 분양한 강원도 강릉시 연곡 1, 2단지를 시작으로 현재 전국 약 350개 단지, 27만여 가구의 부영 아파트들이 ‘사랑으로’ 브랜드를 쓰고 있다.

‘사랑으로’는 ‘사랑으로 지은 집’ ‘사랑으로 가득한 집’의 의미로 부영이 지은 집에 사는 모든 고객들이 화목하고 행복한, 사랑이 넘치는, 가정을 이루기를 기원하는 부영의 건설 철학을 담고 있다. 부르기 쉽고 친숙한 순우리말 단어로 이루어져 고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브랜드 ‘사랑으로’는 화목한 가정을 의미하는 ‘사랑의 날개’를 가진 핑크빛 원앙새 로고와도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랑으로’는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이 직접 작명했다. 이중근 회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브랜드가 다소 촌스럽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말을 들어보기는 했지만, 이 브랜드가 순우리말이고 뜻이 좋아 정이간다”고 답변한 바 있다. 

실제 일부 분양단지에서는 ‘사랑으로’ 대신 유행에 따른 영어 브랜드명으로의 교체 요구가 종종 있어왔다. 이 같은 요구에도 모든 단지에 ‘사랑으로’ 브랜드를 고수하는 이유는 부영에서 다수 건립한 임대아파트 주민들에 대한 이중근 회장의 각별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분양아파트에 브랜드명을 바꿔줄 경우 이는 임대아파트에 대한 차별로 비쳐질 수 있고 임대아파트도 임대 기간이 지나면 분양아파트가 되기 때문에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네이밍 차별화 전략으로 분양가만 높이는 것에 분명한 선을 그으며, 주택은 소유가 아닌 거주에 목적이 있다는 이중근 회장 본인의 신념에 대한 확고한 의지이기도 하다. 

   
▲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사진=부영


◆자산규모 재계 17위 기업 일군 '이중근'…사회 공헌 사업은 1등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은 주택사업을 바탕으로 기업을 자산규모 민간 기준 자산규모 17위 수준의 기업으로 손수 일군 성공신화 외에도 사회공헌을 활발히 해온 이력으로 저명하다. 이중근 회장은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교육지원과 육영사업의 길을 묵묵히 걸어왔다. 

특히 이 같은 철학은 이 회장 본인의 경험이 바탕이 됐다. 부영의 교육지원 사업의 시초는 시골학교에 지어준 기숙사 ‘우정학사’다. 이 회장은 본인이 어린 시절 왕복 4시간을 걸어 등하교 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학교에 기숙사가 있으면 학생들이 적어도 등·하교 시간만큼 더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기숙사를 지어 기증하게 됐다. 이렇게 건립을 지원한 기숙사 및 초중고교, 대학의 교육시설이 국내에만 약 100곳에 이른다.  

부영그룹의 교육사회공헌은 해외까지 그 영역을 확장했다. 이중근 회장은 해외사업차 동남아시아를 방문하면서 칠판대신 벽면에 흑색 페인트를 칠해 공부하는 학생들의 열악한 환경을 보고 한국전쟁 직후 우리나라의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렸고 이를 계기로 칠판 기증을 시작하면서 해외 교육관련 사회사업을 시작했다. 집을 지으려면 경제가 발전해야하고 경제성장을 이루려면 어린 학생들이 공부를 해야 한다는 일념 아래 동남아 지역 학교 건립에 아낌없는 투자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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