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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탄핵으로 시작해 '갈등'으로 끝났다
법안처리율 37.7%...상임위 법안소위 개최 일수 연평균 11일도 안돼
박근혜 탄핵으로 여야 교체...패스트트랙과 조국 사태 등으로 갈등
승인 | 조성완 기자 |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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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20-05-21 14: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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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조성완 기자]20대 국회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 공식 회기 종료일은 오는 29일이지만, 지난 20일 본회의를 끝으로 더 이상 20대 국회의 본회의는 없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법안 처리에 앞서 “이제 저의 모든 역할을 내려놓고 떠나야 할 시간”이라면서 “앞으로의 한국 정치는 새로운 구성원들과 남아있는 분들이 써내려갈 역사”라고 당부했다.

문 의장은 이어 “오늘 마지막 인사를 드리면서 앞으로 우리 국회가 무엇을 해야 한다거나 그동안 무엇이 미흡했다는 말씀은 드리지 않으려고 한다”며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면 더 잘했으면 하는 아쉬운 부분이 왜 없겠느냐. 그렇지만 여러분 모두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국회 본회의장./사진=연합뉴스

20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국회’로 평가 받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에 제출된 법안은 총 2만 4139건이다. 이 가운데 9119건을 처리하는데 그치면서 법안처리율은 37.7%로 나타났다. 지난 17대 국회는 58%, 18대 국회는 55%의 법안처리율을 기록했다. 역대 최악으로 꼽혔던 19대 국회도 법안처리율이 41.7%였다. 

전체 법안 발의 건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18대 국회에서는 1만 3913건이었던 발의 건수는 19대 국회에서 1만 7822건, 20대 국회에서는 2만4081건을 기록했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 기대와 염원을 안고 출발했던 20대 국회의 지난 4년을 되돌아보면 참으로 송구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반성했다.

같은 당 이원욱 의원도 20일 ‘제20대 국회 평가와 제21대 국회 전망’ 세미나에서 “국회 신뢰도가 지난 수십년 동안 역대 최악의 평가를 받고 있는 상태”라면서 “해마다 도가 지나치는 걸 보면 국회의원을 하는 것 자체에 어쩔 때는 자괴감을 느끼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20대 국회는 임기 첫해인 2016년 사상 첫 현직 대통령을 탄핵시켰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그해 12월 9일 본회의에서 재석 299명 중 찬성 234표, 반대 56표, 기권 2표, 무효 7표로 통과됐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여야의 골이 깊어지며 법안처리 논의가 사실상 마비됐다. 특히 이듬해 5월 대선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여야가 바뀌었다. 이에 따라 공수교대가 이뤄지면서 국회는 마비상태에 처한 경우가 많아졌다. 

양측의 갈등은 2017년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에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이 부결되면서 표출됐다. 그리고 2018년부터는 그야말로 갈등의 연속이었다. 그 전초전은 2018년 3월 문 대통령이 발의해 국회로 보낸 헌법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야당의 반발 속에 투표불성립으로 폐기됐다. 이어 현 정부여당에 유리하게 포털사이트 검색어와 기사 댓글 여론조작을 했던 드루킹 사건 조사를 두고 여야 대치 끝에 특검을 도입하기도 했다.

2019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과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상정된 이른바 ‘패스트트랙’ 정국에서는 여야 갈등이 정점을 찍었다. ‘원내 제1야당’인 통합당을 제외한 민주당과 소수 야당들은 ‘4+1’공조를 통해 패스트트랙 절차를 진행했다. 

밀어붙이려는 민주당과 저지하려는 통합당 사이에서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하면서 국회선진화법 처리 이후 7년여만에 ‘동물 국회’가 재현됐다. 심지어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는 패스스트랙 처리가 임박하자 태극기를 든 지지자들을 이끌고 국회 경내로 진입하기도 했다.

2019년은 한편으로는 ‘조국의 해’이기도 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지명을 시작으로 청문회, 이후 장관 임명과 사퇴까지 여야는 끊임없이 충돌했다. 특히 야당은 광화문 광장으로 뛰쳐나가 반대를 외치고, 여당은 서초동 집회에 힘을 실으며 맞불을 놨다. 논의를 통한 협치 대신 여야 모두 ‘아스팔트 정치’를 선택한 것이다.

   
▲ 문희상 국회의장이 27일 본회의 개의를 선언하자 한국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여야가 대립의 정치를 지속하는 동안 국회는 마비됐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20대 국회 16개 상임위의 법안소위 개최 일수는 연평균 11일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였다. 지난해 7월부터 상임위 소위원회를 열어 월 2회 이상 열도록 한 ‘일하는 국회법’이 시행됐지만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던 것이다.

특히 민생과 기업 관련 이슈가 많은 행정안전위원회(20%), 교육위원회(21%),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26%), 정무위원회(30%), 환경노동위원회(32%) 등의 법안처리률은 평균보다 아래였다. 

김정재 미래통합당 의원은 “통합당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여야가 국회 내에서 협의하지 못하고, 길거리로 나가 외치고, 대결하고, 물리적으로 충돌하고, 정치가 실종된 것들이 국민을 실망시켰다”고 털어놨다.

20대 국회를 마지막으로 여의도를 떠나는 한 의원은 “지난 4년을 돌이켜보면 매 순간이 갈등의 연속이었다”면서 “거대 여당이 존재하는 21대 국회는 더 힘들 수 있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민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정치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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