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산업계 간담회서 “국가간 교류 지원해달라” 건의사항도 ‘봇물’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지금의 코로나19 위기는 고통 분담을 통한 사회적 대타협을 이룰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기회”라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10시 한국무역협회에서 열린 ‘위기극복을 위한 주요 산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마무리발언을 통해 “왜냐하면 절박하니까 그렇다”면서 “사회적 대타협이 이뤄진다면 기업이 어려움을 극복해낼 때까지 기업의 어려움을 정부가 돕는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전날 비상경제중대본에서 발표한 기간산업에 대한 자금지원 요건인 6개월간 90% 이상 고용유지에 대해 “이 요건을 갖추려면 작게는 기업 차원에서 노사 간 합의가 필요할 것이며, 크게는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도 고통을 함께 나누고 시민사회도 함께하는 아주 큰 사회적 대타협을 이번 기회에 함께 도모해봤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기업에 대한 두 번째 당부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디지털화가 강화될 것이 분명하다”면서 “또한 기후변화에 대응해서 친환경 또는 탈탄소 등의 방향으로 가는 것이 가속화될테니 기업들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해달라”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위기 극복을 위한 주요 산업계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청와대

문 대통령은 이날 “정부와 기업은 지금 한배를 타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며 “기업과 정부가 정말 한배를 탄 심정으로 함께 으샤으샤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정부와 기업이 한배를 타고 있다’는 표현을 두 번 반복해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정부는 기업의 매출이 급감함에 따라 생기는 여러 가지 유동성 위기를 잘 넘기도록 최선을 다해서 지원할 것”이라며 “그렇게 노력을 모아나가면 경제위기 극복도 방역처럼 다른 나라들보다 앞서서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문 대통령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은성수 금융위원장께 특별한 감사를 드리고 싶다”며 “한국은행이 과거와 달리 유례없이 저신용 회사채나 CP를 인수하는 기관에 대출금을 줘서 대부분에 기업자금을 감당해주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금융권에 대한 당부로 “유동성 위기를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타이밍이 굉장히 중요하다. 신속하게 결정되고 집행되어야만 지원 효과가 제대로 발휘될 수 있다”고 했으며, “금융권도 지원책이 신속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위기를 극복할 때까지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노력하면 국민께 큰 희망을 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협회 대회의실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주요 산업계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청와대

◇박용만 회장 “재정부담없이 위기 넘기려면 법‧제도 정비 중요”

이날 간담회에는 항공·해운·기계·자동차·조선·정유·석유화학·철강·섬유 등 9개 업종 17개 기업 대표가 참석했다.

비공개 간담회에서 항공업계를 대표해 참석한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국책은행을 통한 지원에 감사하다”면서 “고용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간 교류 중단 해소를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고 한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정부가 굉장히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가 지금까지 G20 화상 정상회의를 통해 먼저 제안했고, 아세안+3 정상회의도 우리가 제안해서 화상회의가 이뤄졌다”며 “거기에서 필요한 국가간 교류 재개가 대단히 중요하게 다뤄졌고, 합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지금까지 30여번 정도 정상통화를 한 것 같은데 거기에서도 가장 중심적인 주제가 교류 재개, 항공을 다시 열자는 것이었다”고 했다. 이 밖에 문 대통령은 중국과 신속통로제를 만든 것을 언급했으며, 다른 여러나라와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태순 장금상선회장(한국선주협회 회장)은 “외항선원이 다른나라에 상륙하지 못해서 선원들이 땅을 못밟고 바다에서만 오래 생활했는데 여사님의 편지를 받고 긍지가 높아지고, 사기가 진작됐다”고 했다. 앞서 김정숙 여사가 지난 14일 알헤시라스호 승무원들에게 안전을 기원하는 편지를 보낸 편지를 말한 것이다. 

그는 또 “나라가 안 좋고 상황이 안 좋으니 국가의 중요성을 알겠다”며 “해양진흥공사(해진공)이 큰 역할을 했다. 해진공은 전 해양인의 희망이자 꿈이었다. 이걸 대통령께서 설립해 주셔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고맙게 생각한다. 해양강국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발언했다.

이 밖에 조선업계를 대표해서 참석한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은 여객선, 교육선, 실험선 등에 대한 공공발주 등을 제안했다고 한다. 

그는 “지금 기술력이 있으나 자금력이 부족한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대통령께서 언급한 한국형 뉴딜에 그린뉴딜이 한 축으로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을 발전시키겠다. 뉴딜 정책으로 경제 회복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위기 극복을 위한 주요 산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청와대

이날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고용 유지를 위해 노력해 주시는 기업가들에게 감사하다”고 거듭 감사를 표하고, “긴급재난지원금에 많은 기업과 경제단체 임원들이 기부에 동참하고 있이 이 자리에서 감사드린다. 기부는 고용보험기금으로 편입해 있다”면서 “더 어려운 실업자 등을 위해 사용하는 소중한 재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장관은 한 중견기업인이 6억 원을 기탁한 사실을 소개하며, 여러 차례 감사를 표했다고 강 대변인이 설명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기업인들이 이렇게 개별적으로 제안하신 내용들을 다 수렴해서 적극 검토해서 반영할 것은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번이 코로나 국면에서 대통령과 경제인의 세 번째 만남이다. 지금까지 두 차례 만남에서 정부와 경제계가 함께 위기에 적극 대응하면서 국민 불안을 진정시켰다”고 평가하고, “이번 기간산업 안정기금에 기업의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또 박 회장은 “정부의 재정 부담없이 위기를 넘기려면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여야 신임 원내대표를 만난 사실을 언급, “두 분을 만나보니 일하는 국회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됐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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