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이제 종영까지 1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열혈 시청자들에게는 아쉬움의 시간이 다가오면서 시즌2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연출 신원호/작가 이우정)이 21일 11회 방송을 했다. 12부작이니 다음주면 종영이다.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전미도 다섯 명의 의대 99학번 동기생이 20년간 우정을 이어오며 슬기롭게 의사생활을 하는 모습은 잔잔한 재미와 따뜻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는 시즌2로 돌아와야 한다. 그래야 할 이유가 많다.

   
▲ 사진=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포스터


▲ 시청률

드라마의 인기는 시청률로 나타난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11회에서 13.1%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다시 자체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첫 방송에서 6.3%의 시청률로 출발해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왔다.

미니시리즈 형태의 드라마는 '월화' '수목' '금토' '토일' 등으로 이틀 연속 방송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1주일에 목요일 1번만 편성됐다.

드라마의 연속성 유지 측면에서 상당한 불리함을 안고 있었지만, 안정적인 시청률 상승세를 보여온 것은 그만큼 드라마가 재미있었고 시청자들의 호응이 컸다는 증거다.

시청자들이 계속 보고싶어하고, 시청률이 계속 올랐는데 시즌2를 안할 이유가 없다.

▲ 캐릭터

드라마의 성공 여부는 주인공이나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를 어떻게 잡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특히 주인공의 캐릭터가 공감대를 얻거나 관심을 끌지 못하면 드라마의 힘이 떨어진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전면에 내세운 주인공만 5명이나 된다. 이익준(조정석), 안정원(유연석), 김준완(정경호), 양석형(김대명), 채송화(전미도), 이들 캐릭터가 하나같이 매력적이다.

'미친놈' 소리를 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이익준은 엉뚱발랄하고 천재적이다. 제멋대로인 것 같지만 늘 감동을 안기는, '따뜻한 인간미'라는 한 방을 뒤에 감추고 있다.

안정원은 이른바 '있는 집 자식'의 고정관념을 깬 인물이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지만 천사같은 심성을 지녔고, '키다리 아저씨'가 돼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은밀히 돕는다. 가만히 있어도 병원장이 될 수 있는데, 의사 가운 벗어던지고 신부가 되려 한다.

김준완은 수술실에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냉철함을 보이지만 허당끼를 감추지 못한다. 감정에 흔들리다가도 때로는 쿨하게 처신한다. 연애를 할 때는 유치함의 끝판왕도 마다하지 않는다.

양석형은 무뚝뚝한 가면 속 휴머니즘을 품고 있다. 마마보이처럼 보였던 건 아버지의 외도로 외로워히고 힘들어하는 엄마를 향한 효심 때문이었다. 주변을 잘 안 챙기는 것 같지만 세심한 배려로 한없이 편안함을 안긴다.  

채송화는 작고 단단하면서 자체발광하는 꽃이다. 만인의 연인이고, 모범적인 의사다. 사랑에 배신을 당해도 꿋꿋하고 남자 동기생들을 끈끈하게 엮어주는 핵심 인물이다.

이렇게 완벽하게 구축해놓은 5명 주인공 캐릭터가 아직 보여줄 매력은 많이 남아 있다. 시즌2를 해야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다.

   
▲ 사진=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포스터


▲ 사랑 얘기

얽히고 설킨 '사랑 놀음'을 12회로 다 담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돌싱남이 되어 홀로 아들을 키우는 이익준은 채송화를 가슴에 품고 있다. 하지만 애 딸린 이혼남으로서 채송화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한 채 '여사친'으로만 대한다. 11회에서 그의 진심이 드디어 고백송 같은 노래로 드러났다.

채송화를 바라보는 또 다른 남자, 안치홍(김준한)도 있다. 첫눈에 채송화에게 반했던 안치홍은 늘 주위를 맴돌며 슬쩍슬쩍 마음을 내비치다 11회에서 이익준의 마음을 알아채고는 직진남으로 변신을 꾀했다. 채송화를 두고 이익준과 안치홍은 삼각관계가 돼버렸다.

안정원에겐 그만을 바라보고 있는 장겨울(신현빈)이 있다. 장겨울이 쏘아대는 사랑의 화살을 종교적 신념 때문에 애써 외면하고 있는 안정원. 아들이 신부가 되는 것을 반대하는 엄마 정로사(김해숙)가 장겨울의 존재를 11회에야 알게 됐다. 그리고 장겨울을 내세워 아들의 신부 꿈을 막아보려 한다.

김준완은 어쩌다 친구 이익준의 동생 이익순(곽선영)을 사랑하게 됐다. 익준에게 틀킬까봐 전전긍긍하면서 몰래 데이트를 하느라 바빴다. 그런데 사랑의 불꽃을 피워보려 하는데 익순이 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됐다. 김준완은 11회에서 언제까지든 기다리겠다는 사랑의 맹세를 했고, 아직 익준은 동생과 준완의 관계를 눈치채지 못했다.

양석형에게도 추민하(안은진)가 있다. 해바라기처럼 양석형만 바라보고 있던 추민하는 어렵게 용기를 내 "밥 한번 같이 먹자"는 사랑고백(?)을 한다. 부모님 문제로 마음을 닫고 있던 양석형은 추민하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처럼 주인공 5인방의 사랑 얘기는 아직 본격화되지도 않았다. 시즌2로 돌아와야 할 가장 강력한 이유 중 하나다.    

▲ 밴드와 노래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여느 드라마와 차별화를 두고 있는 것이 바로 5인방이 뭉친 밴드와 노래다. 앞서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드라마와 노래의 조화에 많은 신경을 썼던 신원호 감독과 이우정 작가는 이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아예 주인공들에게 밴드 연주와 노래를 맡겼다.

매회 멤버들이 밴드 활동으로 모여 들려주는 노래는 드라마를 보는 필수 재미로 자리잡았다. 드라마를 통해 리메이크된 노래는 시청자들의 추억을 소환하고 감성을 자극하면서 매번 음원 차트를 석권했다.

메인 보컬 조정석이 거의 홀로 맡아왔던 노래 파트를 10회에서는 유연석이 거들었다. 유연석의 노래를 듣고 싶었던 팬들은 행복했다.

뮤지컬 배우 전미도가 밴드에서 제대로 노래 부르는 것을 듣고 싶어하는 팬들도 많다. 극 중 음치로 설정된 전미도다. 전미도는 11회에서 목 부상을 이유로 속초 분원에서 1년간 근무를 자원했다. 속초로 내려간 전미도가 1년간 각고의 노력으로 음치를 벗어난다면? 밴드의 서브 보컬로 노래부르는 모습을 보여줄 지도 모른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가 기대되는 또 하나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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