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대구경북 지역 학생들, 3분의 2만 등교
현장 "어린 아이들 '마스크 착용' 견디기 어려워"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오는 27일 고등학교 2학년,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1~2학년, 유치원 등 237만명 학생들의 등교 수업이 시작된다. 이를 앞두고 교육 현장에서는 우려가 팽배하다.

마스크를 항상 필수 착용해야 하는 생활방역 수칙을 어린 학생일수록 지키기 힘들 뿐더러, 학생들을 최대한 분산하겠다는 교육부 방침에도 불구하고 전국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잦아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격주·격일제 등 등교 인원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수도권·대구경북 지역 학생들의 3분의 2만 등교하는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다음달 3일에는 초등학교 3~4학년 및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1학년생들의 등교가 예정되어 있고 다음달 8일부터는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교 1학년생이 등교를 시작한다.

   
▲ 안성지역 9개 고등학교 등교가 중지된 5월 20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안법고등학교에서 교사가 21일 열리는 전국연합학력평가의 시간표를 교실에 붙이고 있다. 안성교육지원청과 안성시는 20일 긴급회의를 가진 뒤 "21일로 예정된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위해 관내 9개 고교 3학년 학생을 등교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학부모들의 관심사는 크게 2가지다. 일선 학교의 분산수업 운영방식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는지와 학교에서의 수업이 진짜로 안전할까로 나뉜다.

학생을 분산하는 방법은 하루에 모든 학년이 등교하는 일이 없도록 원격 온라인수업을 병행하는 것을 골자로 하되, 격주제·격일제 등교 및 오전·오후반이나 분반·반별 등교 조치를 각 학교별로 여건에 따라 이행해야 한다. 세부 방안은 각 시도와 학교별 여건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학교별로 정해지는 학생 분산조치에 따라, 등교하지 않고 온라인수업을 듣는 학생은 집에서 과제 위주의 실시간 양방향 수업을 진행한다.

다만 초등학교 저학년과 유치원 등 어린 연령대의 학생들과 관련해 감염 안전에 대한 우려는 크다.

경기 성남시의 한 사립유치원장은 25일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서 "어린 아이들은 마스크를 30분 이상 착용한채 견디기 어려운게 현실"이라며 "원별로 학부모들과 원활하게 소통해서 원아들이 방역 조치에 최대한 잘 따라줄 수 있도록 가이드하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5월 말이다. 6월로 들어가 날씨가 더 더워지면 어른도 답답해하는 마스크를 원아들에게 무조건 쓰라고 하기 힘들다"며 "아이들이 마스크를 벗었을 때 선생님들이 씌워줄 순 있겠지만 계속해서 벗으려는 것을 마냥 막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서울 성동구 한 초등학교에서 2학년 담임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P씨는 이날 본지의 취재에 "감염 우려에 등교를 원치 않는 경우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해 최장 34일까지 등교하지 않아도 된다"며 "이 경우 온라인수업을 들을 필요 없으니 각 학생별로 가정학습을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코로나 사태로 가정학습 또한 교외체험학습의 하나로 인정된다"며 "학교에서도 교과별로 온-오프라인 수업을 연계해 운영할 계획이다. 거리두기 등 기존 방역 조치는 그대로 유지한다. 학부모들은 염려를 덜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지난 24일 "27일 예정대로 등교 수업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동시에 "자녀 등교를 걱정하시며 가정학습을 희망하는 학부모들은 교외체험학습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등교 개학은 이제 시작이다. 지침에 따라 학교별로 갖가지 방역 대책을 마련했지만, 학생들이 본격적으로 전부 다 등교하게 되는 다음달 8일 이후 코로나 바이러스 집단감염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