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문' 김진표-전해철, 21대 국회 개원 앞두고 모두 쓴맛
열린우리당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한 과정, 두번 실패 없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진문(眞文)’ 인사들이 정치적 행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역설적으로는 “우리는 모두 친문”이라는 말처럼 점점 당내 계파색이 옅어지고 있는 것이다.

당초 4‧15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자 그 여세를 몰아 진문 그룹이 당의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진문계의 지지를 받은 김진표 의원은 국회의장 출마 의사를 접었고, 구심격인 전해철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에서 패배했다.

홍영표 의원의 경우 8월 전당대회 출마를 준비 중이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권파인 김태년 의원이 선출됨으로써 ‘진문 일색’ 지도부에 대한 부담감이 줄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부담감은 다소 줄었지만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출마가 유력해지면서 험로가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 그룹으로 분류되는 김진표, 전해철, 홍영표 의원은 이른바 ‘부엉이 모임’이라는 친목모임으로 활동해왔다. 지난 2018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진표 의원을 도우면서 당 안팎의 주목을 받았고, 이후 해체를 선언했지만 여전히 진문 프레임에 묶여 있다.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오른쪽)와 김태년 원내대표./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당내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한 관계자는 25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지난 총선 과정에서 모든 후보들이 친문을 전면에 내세웠다”며 “당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초선 의원들도 대부분 문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사람이다. 지금 당 내에서 친문 아닌 사람이 어디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지난 원내대표 경선과정에서도 후보자들은 자신들에 대한 계파 분석을 ‘언론의 시각’이라고 일축했다. 당시 김태년 의원은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어깨 걸고 협력해서 일을 하고 있는데 누가 친문이고 비문이냐”고 주장했다.

전해철 의원도 “당내에서 친문, 비문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에 대한 평가와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정성호 의원 역시 “문 대통령을 굉장히 좋아하고, 존경하고, 최선을 다해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해찬 대표가 총선 이후 줄곧 강조해온 ‘열린우리당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과정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당시 열린우리당은 민주당 출신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개혁‧진보 진영 등 다양한 인사들이 존재했다. 이로 인해 모호한 당의 정체성으로 당내 계파만 10여개나 존재했다. 결국 내부 분란이 불거졌고, 108번뇌라는 별칭도 생겼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열린우리당 시절을 다시 되풀이하면 민주당은 정말 실패한 정당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원내대표와 국회의장 경선 결과도 결국 열린우리당의 교훈에서 얻은 결과가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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