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공급의 복합적 충격 겹쳐…“적극적 유동성 지원 대책 필요”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우리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제조업의 호흡이 점차 가빠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생산·판매 감소에 이어 이어 자금압박까지 가중되면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올 하반기 반등을 기대하고 있지만 시장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가득한 상황이다.

26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 대상으로 실시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제조업의 자금사정 전망은 73.9로 조사됐다.

   
▲ 미국 자동차 부품 공장 /사진=미디어펜DB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66.4)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다. 제조업은 영업활동 부진으로 현금흐름이 위축됐고, 금융기관 대출 여건도 악화하면서 자금 사정이 급속히 악화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기업들은 신용등급 하락으로 대출 연장에 실패하고 해외 매출 채권 회수에도 여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로 촉발된 제조업의 어려움이 상반기까지는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실물경제 상황등을 고려하면 2분기에 저점을 찍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부품기업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제대로 진행된 프로젝트가 사실상 없다. 파트너사들도 어렵다는 말을 되풀이 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상황이 조금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은 있지만 변수가 많아 예상이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는 ‘상저하고’의 흐름을 기대하고 있지만 지표가 보여주는 경제 상황은 녹록지 않다. 6월BSI 전망치는 68.9로 지난달(61.8) 대비 7.1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70선 아래에 머물고 있다.

특히 과거 위기에 비해 회복속도가 더딘 것이 부담으로 지목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2009년 1월 최저치(52.0) 기록 후 두 달 만에 24.1포인트가 상승했다. IMF 외환위기 때는 1998년 1월 35.0이후 1998년 3월 48.0으로 13.0포인트 올랐다. 이에 비해 코로나19 위기는 지난 4월 최저치(59.3) 이후 같은 기간 9.6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치고 있다.

   

한경연은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수요·공급의 복합적 충격이 겹쳐 경기 전망이 여전히 어둡다고 분석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어 회복세 지속에 대해 예상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기업들이 경제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자금지원 절차 간소화 등 적극적인 유동성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BSI 5월 실적치는 70.6을 기록하며 61개월 연속 기준선 아래에 머물렀다. 부문별로는 내수(74.2), 수출(72.0), 투자(76.8), 자금(82.6), 재고(107.3), 고용(84.9), 채산성(78.4)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 미만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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