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국내 복귀를 추진하는 강정호(33)에게 KBO가 3차례 음주운전 적발과 관련해 '1년 유기 실격' 징계를 내렸다. 강정호는 속죄의 뜻으로 '연봉 사회 환원'을 약속했지만, 팬들은 솜방망이 징계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계속 내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게시판에는 '강정호 퇴출' 청원까지 등장했다.   

KBO는 25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최근 임의탈퇴 복귀 신청서를 제출한 강정호에게 1년 유기 실격, 300시간 봉사활동 징계를 결정했다. 강정호는 지난 2016년 12월 서울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일으켰는데, 그 이전 2009년과 2011년에도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3차례나 음주운전을 한 강정호에게 '1년 실격' 징계는 너무 가벼운 조치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런 비판적인 여론을 의식한 듯 강정호는 KBO 상벌위에 제출한 반성문을 통해 국내 복귀할 경우 연봉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 사진=더팩트 제공

 
26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강정호 측 관계자는 "강정호가 국내 구단과 연봉 계약을 체결할 때 연봉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계획을 반성문에 담았다"고 전했다. 반성문을 통해 속죄와 사과의 뜻을 밝힌 것에 더해 그 진정성을 연봉 기부로 강조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강정호의 국내 복귀를 향한 팬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급기야 강정호의 KBO리그 복귀에 반대하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살인에 비견되는 음주운전 삼진 아웃 ***를 프로야구에서 퇴출시켜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게시판 관리자에 의해 실명은 블라인드 처리됐지만, 청원이 올라온 시점과 그 내용을 보면 퇴출 대상이 강정호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청원글에서는 "현재 KBO는 어린이들이 프로야구를 매우 많이 보는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살인에 비견되는 음주운전이라는 큰 범죄를 3번이나 저지른 잠재적 ***를 리그에 복귀시키고 선수로서 뛸 수 있게 하려 하고 있다"며 "이것을 보고 어린이들이 무엇을 배울 것이며, 현재 야구를 하는 초, 중, 고등학생들은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야구를 조금만 잘하면 범죄를 저질러도 다 용서되고, 나도 막 살아도 야구만 잘하면 되겠지라는 마음을 가지고 크게 될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라고 솜방방이 징계로 강정호가 빠르면 1년 뒤 국내 무대에서 뛸 수 있게 된 이번 KBO의 징계 결정을 비판했다.

청원글 작성자는 "부디 KBO의 결정을 번복시켜 이 기회에 일벌백계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고, 설령 (음주운전 사건이) 일어나도 최소 영구 퇴출 등 중징계를 내리는 선례를 만들어 자라나는 아이들이 좋은 것을 보고 클 수 있도록 해달라"는 호소를 했다.

강정호는 징계를 감수하고 연봉 사회 환원까지 약속하며 국내 복귀 수순을 밟고 있지만, 음주운전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갈수록 커지는 사회 분위기 속 팬들의 만만찮은 저항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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