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국회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일어난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의 사보임(辭補任·상임위 이동)에 대해 27일 그 정당성을 적법하다고 인정했다.

헌재는 이날 오신환 미래통합당 의원이 '법률안 심의 의결권을 침해받았다'며 문희상 국회의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5 대 4 의견으로 기각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개특위 위원의 사보임이 국회의원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결정이다.

앞서 지난해 5월 여야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나머지 4당이 합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및 선거법 조정 등 다수의 법안들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대치했다.

당시 바른미래당 소속 사개특위 위원이었던 오신환 의원이 법안 처리에 반대 입장을 보이자 김관영 바른미래당 대표는 문 의장에게 사개특위 위원을 오 의원에서 채이배 의원으로 바꿀 것을 요청했고, 문 의장은 이를 받아들였다.

헌재는 이날 "위원회 위원 선임 또는 개선은 위원회가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전제로서 신속성과 효율성을 고려할 필요성이 큰 국회의 운영에 관한 사항"이라며 "국회의장이 구체적인 사안마다 국회의원 의사와 개선 필요성 등 개별사정을 고려해 특별위원회 위원을 선임·개선하게 되면 특별위원회 구성이 지연되고, 개별 의원 의사를 조정하기 위한 기준을 국회의장이 단독으로 정하게 되어 국회의원 권한을 제약하고 국회가 비민주적으로 운영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4월 일어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의 사보임(상임위 이동)에 대해 5월 27일 그 정당성을 적법하다고 인정했다./사진=연합뉴스
특히 헌재는 "이 사건 개선행위는 사개특위 의사를 원활하게 운영하고 각 정당 의사를 반영한 사법개혁안을 도출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사법개혁에 관한 국가정책결정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서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헌재는 이날 국회법 위배 여부에 대해서도 "국회법 48조6항 중 '위원을 개선할 때 임시회의 경우에는 회기 중에 개선될 수 없고' 부분은 해당 위원이 '위원이 된 임시회의 회기 중'에 개선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라며 "이는 '정기회의 경우에는 선임 또는 개선 후 30일 이내에는 개선될 수 없다' 부분이 선임 또는 개선된 때로부터 '30일'동안 개선을 금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언급했다.

또한 헌재는 이날 나경원 의원 등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100여명이 "국회의장이 임시회 회기 중 오 의원을 사보임한 것은 국회법 위반"이라며 문희상 국회의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 사건에 대해서도 "오신환 의원에 대한 개선행위로 권한을 침해받았거나 침해받을 현저한 위험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각하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