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여객조업 실적, 전년 동기비 68.3% 수준 그쳐
급여 주기도 어려운데 퇴직자 늘어 인건비 24억원↑
최대주주 대한항공, 경영난 탓에 산은·수은에 지분 전량 담보 제공
   
▲ 한국공항 로고./사진=한국공항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한진그룹 지상조업사 한국공항이 유례없는 경영 수지 악화로 임직원들이 고초를 겪고 있다. 경영난에 빠진 최대주주 대한항공이 유동성 마련을 위해 채권단과 보유 중인 한국공항 보통주 전량을 담보로 구제금융 계약을 체결하면서 회사가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지상조업사 중 유일한 상장사인 한국공항은 단독 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114억원·당기순손실 11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 35억원·당기순이익 23억원을 내던 것과는 영 딴판이다.

한국공항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전적으로 항공사들이 글로벌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실적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 한국공항 매출 현황./자료=한국공항

한국공항은 현재 여객사업·화물사업·급유사업·정비사업·광산사업 등 여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중 여객사업·화물사업·급유사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나, 조업편수와 항공급유량이 크게 줄어 올해 1분기에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214억원이나 줄어든 947억원을 기록했다.

   
▲ 화물부문 조업 실적./자료=한국공항

화물부문 조업 실적은 대한항공과의 거래량이 늘어 전체적으로 4.1% 감소하는 것에 그쳐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다.

   
▲ 여객부문 조업 실적./자료=한국공항

그러나 여객부문 조업 실적은 처참한 수준이다. 한국공항의 주요 고객사는 대한항공·진에어·기타 외국 항공사들이다. 전년 1분기에는 전체 8만781편에 대한 조업 실적을 보였으나, 올해 1분기에는 5만9947편으로 31.7% 줄어들었다.

   
▲ 영업비용 구성 비율·현황./자료=한국공항

한국공항은 근로자 급여 조차 제대로 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공항 관계자는 최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당장 항공사들로부터 조업료를 받지 못해 직원 월급도 줄 수나 있을지 미지수"라며 "순환 휴직 중"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퇴직급여 증가로 인해 전년 1분기보다 인건비가 24억원 느는 기현상이 생겨났다.

   
▲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정류 중인 대한항공 여객기들./사진=연합뉴스


한편 한국공항 최대주주인 대한항공 역시 경영난에 빠져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한국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2000억원을 지원받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보유 중인 한국공항 보통주 전량(188만5134주, 59.54%)을 담보로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근질권을 설정했다. 근질권은 계속적 거래관계에서 생겨나는 불확정 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설정되는 질권이다.

대략 824억원 가량의 가치를 지닌 한국공항 주식 대한항공 보유분이 걸리게 된 것인데, 2분기 대한항공의 실적에도 먹구름이 낄 것으로 전망돼 한국공항의 미래도 밝지 않다. 과반 이상의 지분이 담보로 잡혀있기 때문에 공기업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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