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질 GDP 전망치 당초 2.1%→-0.2% 하향조정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0.75%에서 0.5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시장에선 예상했던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위험이 여전한데다 국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경제적 충격을 감안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은 또한 최근 국내외 여건변화 등을 고려해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당초 2.1%에서 2.3%포인트 내린 –0.2%로 하향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3.1%로 제시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한국은행


한은은 28일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현재와 같은 수준인 연 0.50%를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기준금리는 주식보유 등 이해관계 충돌 우려로 조윤제 금통위원이 제척되면서 금통위원 6인에 의해 결정됐다.

앞서 한은은 지난 3월 임시 금통위를 열어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에 따른 경제적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연 1.25%의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75%로 인하했다. 4월엔 동결했으나, 이주열 총재가 금리인하 여력이 있다고 밝힌 만큼 시장에선 이달 금리가 추가로 조정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돼왔다. 

실제 이번 금리를 인하한 배경 역시 코로나19의 확산 위험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데 따른 경제적 충격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9명으로 53일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그에 따른 경기침체도 장기화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코로나19 사태의 경제적 충격을 감안해 하향조정됐다. 한은은 올해 실질 GDP 성장률이 –0.2%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기존 2.1%에서 2.3%포인트 전격 인하한 것으로, 한은이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을 내놓은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7월(–1.6%) 이후 11년만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3.1%로 내다봤다. 또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3%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 반면 내년에는 1.1%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한은은 조 금통위원에 대해 주식 보유 상한액 초과를 이유로 금통위 의결과정에서 제척했다. 금통위원이 주식보유 등 이해관계 충돌 우려를 이유로 기준금리 결정회의에서 의결 권한을 행사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금통위원은 현재 보유한 주식이 공직자윤리법에 규정된 보유 상한인 3000만원을 넘으면서 해당 주식에 대한 인사혁신처의 직무관련성 심사를 받고 있다.

한은은 “조 위원은 인사혁신처 주식백지신탁 심사위원회에 보유주식에 대한 직무연관성 심사를 청구했고, 그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 이번 통화정책방향 의결에서 제척됐다”고 밝혔다.

-다음은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 의결문 전문이다.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0.75%에서 0.50%로 하향 조정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세계경제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경제활동이 제약되면서 크게 위축되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주요국의 적극적인 통화·재정정책, 경제 활동 재개 기대 등으로 주요국 주가가 상승하고 국채금리와 환율의 변동성이 축소되는 등 불안심리가 상당폭 완화되었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각국 정책대응의 파급효과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었다. 소비가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수출도 큰 폭 감소한 가운데 설비투자 회복이 제약되고 건설투자 조정 이 이어졌다. 고용 상황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수 감소폭이 크게 확대되는 등 악화되었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 으로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금년중 GDP성장 률은 지난 2월 전망치(2.1%)를 큰 폭 하회하는 0% 내외 수준으로 예상 되며, 성장 전망경로의 불확실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및 공공서비스 가격 하락, 농축수산물 가격 의 상승폭 축소 등으로 0%대 초반으로 크게 낮아졌다. 근원인플레이션율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0%대 초반으로 하락하였으며, 일반인 기대인 플레이션율은 1%대 중반으로 소폭 하락하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 제유가 하락 영향, 수요측면에서의 상승압력 약화 등으로 금년중 0%대 초반을, 근원인플레이션율은 0%대 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에서는 국제금융시장 안정, 적극적인 시장안정화 조치 등으로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축소되었다. 장기시장금리가 하락한 가운데 주가는 상승하였으며, 원‧달러 환율은 좁은 범위에서 등락하였다. 가계대출 은 증가규모가 축소되었으며 주택가격도 오름세가 둔화되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 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국내경제 의 성장세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전개 상황과 국내외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