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된 미래에셋그룹의 제재 수위를 시정명령‧과징금 수준으로 마무리 하면서 미래에셋대우의 신사업 진출에 활로가 열렸다. 이미 요건을 갖춘 상태인 단기금융업 인가신청은 물론 종합투자계좌(IMA) 업무인가 준비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날 미래에셋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3억 91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계열사들이 합리적 고려·비교 없이 미래에셋컨설팅과 상당한 규모로 거래해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킨 행위에 대한 제재다.

   
▲ 사진=연합뉴스


시장의 관심은 공정위의 제재 수위가 박현주 회장 검찰 고발 등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에 쏠렸다. 특히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가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진출을 할 수 있는 활로가 열렸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현재 발행어음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등 3개사다. 이들 증권사의 발행어음 수신잔고는 지난 3월 말 기준 14조 6291억원 수준으로 불어나 있다.

정작 업계에서 자기자본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대우는 박현주 회장에 대한 검찰 고발 리스크 때문에 인가 심사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 2017년 11월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된 뒤 금융위원회에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했지만 같은 해 12월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하면서 인가 심사가 보류됐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결과로 인해 큰 짐을 덜게 됐다.

자기자본 9조원대의 미래에셋대우는 발행어음은 물론 종합투자계좌(IMA) 업무 인가 요건까지 모두 갖춘 상태다. 우선 금융당국은 인가 심사중단 사유가 해소된 미래에셋대우의 발행어음 인가 심사를 조만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가 발행어음 인가를 받게 되면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만기 1년 이내 기업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모집할 수 있다. 초대형IB의 핵심 업무로 손꼽히는 발행어음 사업에 업계 선두권인 미래에셋대우도 드디어 진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대우가 발행어음 사업을 시작 후 IMA 진출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IMA는 고객의 예탁금을 통합해 기업금융자산 등으로 운용하고 원금에 수익을 더해 지급하는 상품으로, 발행어음과 달리 발행 한도 제한이 없어 무제한으로 자금조달이 가능하다.

초대형IB 중에서도 자기자본 8조원이 넘는 증권사만 IMA를 통해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데, 현재 국내 증권사 중에서 요건을 갖춘 회사는 미래에셋대우 밖에 없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인가 심사 중단 사유가 해소됨에 따라 당국이 미래에셋대우의 발행어음 인가 심사를 조만간 재개할 것”이라면서 “미래에셋대우가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할 경우 시장 규모 확대와, 성장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