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강정호(33)가 키움 히어로즈에 복귀 의사를 밝힘으로써 국내 유턴을 위한 두 번째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이제 강정호라는 '뜨거운 감자'는 키움 손으로 넘겨졌다. 강정호에 대한 보류권을 갖고 있는 원소속팀 키움은 어떤 선택을 할까.

메이저리그에서 불러주는 팀을 찾지 못한 강정호는 KBO리그 복귀를 결심하고 최근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첫번째 행보가 바로 KBO(한국야구위원회)에 임의탈퇴 해제 신청을 한 것. KBO는 세 차례 음주운전 적발로 '삼진아웃'을 당해 실형(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까지 선고 받았던 강정호에 대한 상벌위원회를 지난 25일 열었다. KBO가 결정한 징계는 1년 유기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이었다.

강정호는 국내 팀과 계약 후 1년의 징계를 마치면 다시 선수로 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에 강정호는 KBO 징계 확정 사흘만인 28일 키움 히어로즈 측에 연락해 팀 복귀 의사를 밝혔다.  

키움 구단은 이날 "강정호가 김치현 단장에게 직접 연락해 팀 복귀 의사를 전달했다. 구단은 강정호의 복귀 의사가 확인됨에 따라 향후 거취와 관련된 모든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키움 측은 "빠른 시일 내 강정호의 에이전트를 만나 선수 입장을 들어본 뒤 국민정서와 구단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 사진=더팩트 제공


키움 앞에는 일단 세 가지 선택지가 놓여 있다. 첫째, 강정호를 받아들여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히고 1년 후부터 선수로 활용하는 것. 둘째, 강정호의 임의탈퇴를 해제하고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주는 것. 셋째, 강정호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임의탈퇴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다.

키움으로서는 쉽지 않은 선택을 해야 한다.

강정호와 계약을 하고 팀에 받아들일 경우 엄청한 후폭풍을 각오해야 한다. 강정호의 국내 복귀에 대한 여론이 극도로 안좋기 때문이다. 세 차례나 음주운전이 적발된 강정호에 대해 KBO의 1년 징계가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야구팬들이 많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강정호의 국내 복귀 반대 청원글까지 올라왔다. 이런 분위기 속에 키움이 강정호와 선뜻 계약하기에는 여론의 눈치가 많이 보인다.

팀 전력에 꼭 필요한 선수이고, 강정호의 반성과 속죄 의지에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해 계약을 할 경우라도 추가 징계 문제는 남게 된다. 최근 소속 선수의 음주운전 시 각 구단들은 KBO 징계와 별개로 자체 징계를 추가하는 추세다. 더군다나 강정호는 앞선 두 번의 음주운전 적발 당시에는 구단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에 키움의 추가 징계 당위성은 높은 편이다. 

만약 키움이 자체 징계를 추가할 경우, 필요한 선수라서 계약하는데 팀 복귀 시점은 더 늦어질 수도 있어 딜레마에 빠진다. 예를 들면, 키움이 몇 개월 추가 징계를 결정하면 강정호는 내년이 아니라 내후년에나 그라운드에 복귀할 수 있다. 아무리 강정호가 좋은 기량을 갖췄다고 해도 내후년이면 만 35세가 되고 훈련 및 실전 공백기가 너무 길어져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할 지는 의문이다.

키움이 강정호의 임의탈퇴를 해제한 후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주는 것은 구단의 주요 자산을 포기하는 셈이 된다. 강정호의 효용가치가 있다고 본 팀이 그를 영입할 수도 있다. 다만, 강정호에게 손을 내미는 팀은 팬들의 만만찮은 저항을 받게 될 것이다.

키움이 강정호의 임의탈퇴를 해제해주지 않고 국내 복귀를 막는 방법도 있다. 현재 여론상 박수를 받을 수 있는 선택이지만, 선수의 앞길을 가로막는다는 것이 부담으로 남는다.

강정호는 국내 무대에 복귀할 수 있을까. 키움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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