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새로 도입될 신 회계기준 준비 벅차…금융당국 조치 필요"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여파에 보험사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역마진 부담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커지고, 수익성 악화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한국은행
 

29일 한국은행은 전날 정례회의를 열고 5월 기준금리를 현행 연 0.75%에서 연 0.5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사상 초유의 제로금리에 진입한데 이어 두달 만에 이뤄진 인하다. 

또 한차례 기준금리가 인하되자 보험사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보험사들은 보험계약자에게 받은 보험료를 채권 등에 투자해 운용하는데, 기준금리 인하는 운용자산이익률을 낮춰 수익성 악화를 심화시킨다. 

보험은 장기상품으로 보험사들은 고객에게 보험금을 돌려주기 위해 주식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기보다 채권 등에 안정적으로 투자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2010년 5%까지 올랐던 생명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015년까지 4%대를 유지해왔으나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투자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점차 떨어져 현재는 3%대로 내려앉았다.

또한 생명보험사들이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판매한 고금리 확정형 상품의 경우 6~8% 금리를 보장해 역마진이 확대되는 것 역시 문제점으로 꼽힌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해 1분기 보험회사 당기순이익은 1조4662억원으로 전년 대비 5165억원(26.1%) 감소했다. 

생보사 당기순이익은 7782억원으로 전년 대비 4856억원(38.4%) 줄었다. 투자영업이익은 확대됐으나, 주가하락으로 인한 보증준비금 전입액 증가 등으로 보험영업손실이 크게 확대되며 순익이 감소했다. 

수익성도 크게 악화됐다. 올해 1분기 보험회사 총자산이익률(ROA)은 0.48%로 1년 전보다 0.21%포인트 하락했다. 생보사는 0.34%로 전년보다 0.24%포인트, 손보사는 0.85%로 0.11% 떨어졌다. 

보험회사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전년 같은 기간 6.88%에서 4.57%로 2.31%포인트 떨어졌다. 생보사 ROE가 6.62%에서 3.64%로 2.98%포인트 하락했고, 손보사 ROE도 7.40%에서 6.44%로 0.96%포인트 내렸다. 

보험사들은 저금리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 준비까지 겹쳐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기 상황상 금리 인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보험사 입장에선 속이 탄다"며 "자산운용수익률은 더욱 낮아지고, 역마진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현실에 새로 도입될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이나 킥스(K-ICS),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LAT)를 준비 하기가 버거운 상황"이라며 "금융당국 측에서도 보험사들을 배려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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