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번주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 조정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 국내 중견기업에서 30여년간 성실하게 근무하다 올해 은퇴한 이모씨(56)는 최근 속이 타들어가는 심정이다.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0%대까지 떨어지면서 은행에 돈을 넣어봤자 쥐꼬리만한 이자밖에 기대할 수 없는데, 그렇다고 펀드에 퇴직금을 넣자니 파생결합펀드(DLF)사태처럼 원금마저 잃을 수 있다는 불안에서다. 

이씨는 “앞으로 아이들 결혼시키고 남은 노후를 와이프와 보낼 유일한 자금인데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했던 은행금리마저 바닥을 치고 있으니 갑갑한 심정이다”며 “은행에 묵히자니 제로금리이고, 그렇다고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어디 투자하기도 겁이 난다”고 말했다.

   
▲ 사진=미디어펜


불확실한 경제전망 속에서 이자생활에 기대왔던 은퇴자들의 고민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조만간 시중은행의 금리도 조정될 전망이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은행 금리마저 바닥을 치면서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되면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 이르면 이번 주 예‧적금 금리를 조정한다. 현재 시중은행의 간판 정기예금상품의 금리는 연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데, 추가로 금리가 떨어지면서 ‘예금금리 0%대’ 시대가 일반화될 전망이다.

현재 시중은행의 대표 예금상품의 최고 금리는 약 0.9% 수준이다. KB국민은행의 ‘국민수퍼정기예금’은 연 0.9% 금리를 제공한다. 신한은행 ‘신한S드림 정기예금’은 연 0.9%를, 우리은행 ‘우리수퍼주거래정기예금’ 연 0.7%, 하나은행 ‘하나원큐 정기예금’ 연 0.8%, NH농협은행 ‘NH포디예금’이 연 0.95%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는 이르면 이번 주 0.1~0.35%포인트 더 내려갈 전망이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리면서다.

한국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른 경제적 충격에 대비해 연 0.75%였던 기준금리를 0.5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는 우대금리를 포함해야 1%안팎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금금리 인하로 은행의 이자수익에 기대왔던 은퇴자들이나 노년층의 소득여건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국내외 불확실한 금융상황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이어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부실 사태 등이 터지면서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곱지 않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근엔 개인투자자의 주식투자 열풍이 불고 있으나, 원금손실 등의 우려가 높아 은퇴자금을 선뜻 투자하기에도 쉽지 않은 선택이라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