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서 첫 확진 후 충주 등 87개 농장에서 대거 발생
   
▲ 김경규 농촌진흥청장 [사진=농진청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충주 사과농장 등에서 과수화상병이 확산됨에 따라, 농촌진흥청이 과수화상병 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1일 농진청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총 87개 농장에서 과수화상병 확진이 나왔는데 충주 67곳, 안성 10곳, 제천 7곳, 음성·천안·익산 1곳씩이다.

과수화상병은 금지 병해충에 의한 세균병으로, 주로 사과나 배 등 장미과 식물에서 나타나고, 감염될 경우 잎과 꽃, 가지, 줄기, 과일 등이 마치 불에 탄 것처럼 붉은 갈색 또는 검은색으로 변하며 말라 죽는데, 아직 세계적으로 치료제가 없어 발생이 확인되면 매몰해야 한다.

주로 5∼6월에 발생하는데, 최근 비가 내리고 발병이 쉬운 온도(25∼27도) 조건으로, 예년보다 발생 건수가 늘었다.

특히 그동안 발생이 없었던 전북 익산에서 1건이 확진됐고 최대 사과 생산지 중 하나인 경북 영주에서도 의심 신고가 들어와, 강력한 방제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한 농진청은 지난달 25일 위기 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올린 지 일주일 만에, '주의'에서 '경계'로 다시 격상했다.

위기 단계 상향으로, 발생 시·군 중심으로 운영되던 과수화상병 대책상황실은 각 도(제주 제외)와 사과·배 주산지, 발생 인접 시·군으로 확대해 설치한다.

대책상황실에서는 투입 가능한 인력을 총동원, 긴급예찰과 매몰 지원, 사후관리 등 공적 방제를 추진한다.

집중발생지역은 전문가를 파견해 현장 조사하고 농식품부, 검역본부(역학조사), 지방자치단체, 농협 등 관련 기관 간 협력체계를 강화한다.

상황이 가장 심각한 충주지역은 전문인력 68명을 투입해 사과·배 전체 농장에 대한 조사를 추진 중이며, 지난달 27∼29일 3개 읍·면 569개 농장 243㏊를 대상으로 1차 조사한 결과 54개 농장에서 의심 증상이 확인됐고, 오는 5일까지는 충주지역 전체 농장을 조사할 계획이다.

처음 의심 신고가 들어온 영주와 인근 문경, 예천, 봉화 등 경북의 사과 주산지 농장에는 지난달 30일부터 28명을 투입해 조사하고 있다.

처음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익산은 발생 지점 2km 반경 8개 농장에 대해 긴급 조사를 마쳤고, 추가로 5km 반경 13개 농장에 대해서 예찰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밖에도 오는 8일부터 19일까지 특별관리구역(9개 시·군) 등 전국의 사과와 배 농장을 예찰할 예정이다.

발생이 많은 지역은 확진 절차를 간소화한다.

기존에는 진단키트를 이용한 간이검사 후 농진청이 다시 정밀검사를 통해 확진 판정을 내렸지만, 시급한 방제가 필요한 경우 식물방제관이 현장에서 재진단해 양성이면 즉시 확진 판정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신규 발생지역은 획일적으로 작물을 매몰하기보다는, 주변 농장에 대한 오염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 의견수렴 등을 거쳐 종합적으로 방제 범위를 조정, 보완한다.

사과와 배 주산지 중 과수화상병 확진 사례가 아직 안 나온 경북과 전남 등은 '청정지역 유지'에 초점을 두고 선제 방역을 추진한다.

농진청은 현재 나무 주사를 통해 항생제를 투입해 치료하는 방법과 세균을 잡아먹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파지를 통한 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과수화상병에 저항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원을 바탕으로 저항성 계통과 품종을 개발할 방침이다.

연구를 신속 추진하기 위해 생물안전관리 3등급(BL3급) 격리연구시설을 구축하고, 2022년 하반기부터 오염나무를 심어 현장 실험을 시행하기로 했다.

김경규 농진청장은 "세계적으로도 방제기술이나 방제약제가 개발되지 않은 과수화상병의 추가 확산을 막으면서, 방제기술 개발에 모든 연구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용범 농진청 차장은 브리핑에서 "과수화상병은 국내에서는 거의 사과 및 배나무에 피해를 입히는데, 감염시 잠복기간이 4~5년으로 매우 길고 발병 여부를 사진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오는 2028년까지 세균에 잘 견디는 사과나무 품종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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