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시장, 개소세 인하·신차효과 톡톡
해외시장, 실적부진 이어저도 회복세 대비 준비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주요시장의 수요가 위축되며서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수출 물량이 급갑하고 있다.

내수시장은 개별소비세 인하와 신차효과에 힘입어 전년대비 크게 증가했지만 수출의 경우 반토막수준으로 줄었다. 업계에서는 이를 만회하가 위해 수요가 집중되고 있는 내수물량의 확보와 함께 수요가 회복될 시기를 준비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현대자동차 올 뉴 아반떼, 기아자동차 신형 쏘렌토, 한국지엠 소형SUV 트레일블레이저, 르노삼성자동차 프리미엄 디자인 SUV XM3. /사진=미디어펜


2일 업계에 따르면 5월 완성차 5사의 내수 판매실적은 총 14만6130대로 전년 동월 대비 9.3% 증가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국내 최다 판매모델인 그랜저와 7세대 모델 출시 이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아반떼의 신차효과에 힘입어 5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4.5% 증가한 7만810대를 판매했다.

그랜저는 하이브리드 모델 3073대를 포함해 총 1만3416대가 팔리며 코로나19에도 식지 않는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출시 두 달째를 맞은 아반떼는 9382대의 판매실적으로 전년 동월 대비 두 배에 가까운 성장을 보였다.

기아자동차도 신형 쏘렌토와 K5 등 인기 신차들이 국내 판매를 이끌었다. 5월 국내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9.0% 증가한 5만1181대를 기록했다.

쏘렌토는 디젤 단일 모델만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9297대의 판매실적으로 2개월 연속 기아차 월간 판매량 1위를 기록했고, K5는 8136대로 뒤를 이었다. 이들 모델은 계약이 수 개월씩 밀려 생산량을 최대한으로 늘린 상태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셀토스 역시 르노삼성 XM3와 한국지엠 트레일블레이저 등 경쟁차들의 등장에도 5604대의 판매실적을 올리며 꾸준한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인기 모델 XM3의 판매 호조와 신차 캡처 효과로 완성차 5사 중 가장 높은 내수 판매 성장률을 기록했다. 5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2.4%나 증가한 1만571대를 판매했다.

세단과 SUV의 특성을 모두 보유한 크로스오버차량(CUV) 형태의 독특한 디자인과 뛰어난 가성비로 인기를 끌고 있는 XM3는 5월 5008대 판매되며 내수판매의 절반가량을 책임졌다. 

XM3는 지난 3월 출시 이후 3개월 연속 월 5000대 이상 판매를 이어왔으며 3개월간 누적 판매 1만6922대를 달성했다. 지난달 국내 시장에 새로 선보인 르노 캡처는 출시 첫 달 450대 판매를 기록하며 치열한 소형 SUV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쌍용자동차도 코로나19 상황에서 나름 선방한 실적을 보였다. 쌍용차는 언텍트마케팅과 함께 유통채널의 다변화를 통해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연식변경으로 스마트해진 티볼리와 코란도를 홈쇼핑에서 판매하며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이에 쌍용차는 지난달(6017대)보다 25.9% 증가한 7575대를 판매했다. 코로나19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의 선전이었다.  

반면 한국지엠은 개소세 인하 특수를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 한국지엠은 5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0.9% 감소한 5993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신차 트레일블레이저의 인기가 여전하지만 미국 출시에 따른 수출수요 증가로 내수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며 판매실적이 1000대에도 못 미쳤다(956대). 그나마 부진했던 말리부가 822대 판매되며 올 들어 월 최대 판매 기록을 세운 게 위안이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더믹으로 글로벌 주요시장의 수요가 위축되며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수출물량 감소로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사진=미디어펜


회사측은 개소세 인하 마지막 달인 6월을 맞아 트레일블레이저 내수 물량 확보를 통한 판매 활성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해외판매는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현대차는 5월 해외 시장에서 14만670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전년 동월 대비 반토막(49.6% 감소) 수준이다. 기아차 역시 같은 기간 해외판매가 44.0% 감소한 10만9732대에 그쳤다.

두 회사 모두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글로벌 시장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딜러 판매 활동이 제약된 데다, 대부분의 해외 공장이 축소 가동되면서 해외 판매에 큰 타격을 입었다.

한국지엠도 5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39.7% 감소한 1만8785대에 그쳤다. 주력 시장인 미국의 수요 위축이 크게 작용했다.

르노삼성은 닛산 로그 미국 수출물량 수탁생산계약 종료 이후 수출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5월 수출은 QM6(수출명 콜레오스)가 1128대, 르노 트위지 230대 등 총 1358대로 전년 동월 대비 무려 83.2%나 감소했다.

쌍용차도 주력 수출 시장인 유럽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지역봉쇄가 장기화되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5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8.1% 감소한 711대에 그쳤다.

이에 국내 완성차 업체에서는 수요가 위축된 상황을 활용해 수요가 밀린 내수 모델의 물량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경우 인기모델의 수요가 밀려있어 수출물량이 줄어든 기회를 활용해 대기수요 소화에 노력중이다. 

한국지엠도 인기를 끌고 있는 트레일블레이저 글로벌 물량과 동시에 국내 물량을 맞추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수출물량의 확보 전까지 내수시장에서 밀려드는 XM3의 물량을 소화해 가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입증하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평가된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수출의 경우 글로벌시장의 수요위축과 함께 이동제한 등에 발목 잡히며 고전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시장의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이 보이고 있는 만큼 물량확보 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5월 이후 주요국의 경제가 점차 정상화됨에 따라 북미 및 유럽의 수요는 4월을 저점으로 5월 이후 점진적인 개선이 관측되고 있다"며 "이제는 수요 회복에 주목할 시기이다"라고 시장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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