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정책 5G 조기 구축·공공 와이파이 확대 초점
5G 기지국 11만5386국 구축…LTE 기지국 대비 13% 그쳐
코로나에 5G 인빌딩 구축 난항…28㎓ 장비업체 선정도 지연
   
▲ 지상에 있는 KT 연구원들이 건물 옥상에 설치된 5G 기지국의 각도와 높이를 기지국 트윈을 이용해 측정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정부가 '디지털 뉴딜'에 방점을 찍었다. 5G 통신 전국망을 조기 구축해 디지털 강국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5G 기반 '디지털 뉴딜'의 혈관 역할을 맡은 이동통신 3사의 압박감은 커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5G 네트워크 설치가 여의치 않은 데다 올해 상반기 이미 한 차례 투자비를 늘린 상태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이 5G 조기 구축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이통 3사의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19로 5G 네트워크 투자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투자를 늘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5G 기지국은 지난달 1일 기준 전국에 11만5386국이 구축됐다. LTE 기지국(87만국)의 13% 수준이다. 통신 3사는 연내 5G 망구축 비용의 60%인 4조원을 조기 집행해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에 동참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건물 내 출입이 제한되는 곳이 많아 인빌딩 구축 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 때문에 지하철, 건물 내 품질과 직결되는 5G 인빌딩 구축 작업은 지난해 목표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28㎓ 대역 망 구축이 늦어지는 것도 통신사에는 부담이다. 정부가 28㎓ 대역 망 구축 사업을 통해 5G 혁신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에 따라 통신 3사는 연내 1만5000개 이상씩 기지국을 구축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 28㎓ 기지국 구축을 위한 장비업체 선정과 단말업체 등과 서비스 상용화 세부 계획을 마련하지 못했다.  

통신 3사의 연간 설비투자(CAPEX) 목표 실현도 멀어질 전망이다. KT는 올해 1분기 2020년 CAPEX 가이던스의 13.1%인 4069억원을 집행했다. SK텔레콤은 연간 가이던스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5G 상용화 직전인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한 3066억원을 집행했다. LG유플러스는 연간 가이던스의 15% 수준인 3746억원을 투자했다. 이통 3사의 올해 1분기 전체 CAPEX는 1조881억원으로 올해 정부에 약속한 상반기 망 투자 규모인 4조원에 한참 못 미치는 실정이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에 접어든 것을 감안하면 올해 CAPEX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통신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도 인빌딩 구축을 위해 건물 내 들어가기 쉽지 않다"며 "올해는 코로나19와 5G망 수익창출에 대한 불확실성 등 여러 변수로 투자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디지털뉴딜'의 인프라 역할을 하는 5G 투자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정부의 통신업계에 대한 요구는 점점 커져가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오는 2022년까지 전국 모든 공공장소에 와이파이 4만개를 단계적으로 설치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비용은 정부와 통신사가 분담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동중 끊임없는 연결성을 위해서는 LTE 망구축보다 비용이 더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정책 관련해서 아직 정부와 구체적으로 논의된 게 없다"며 "일방적인 정부의 정책 통보는 매번 있었던 일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특수해 힘든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진정한 '디지털 뉴딜'을 위해서는 정부가 통신사를 중심으로 5G 인프라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콘텐츠와 서비스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가 사용자라고 할 수 있는 콘텐츠와 서비스 분야는 거의 배제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이통사들과만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며 "구시대적으로 인프라에만 중점을 두고 5G 기반 '디지털 뉴딜'을 잘 실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