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및 일반 오피스 공실률 증가…경기 침체에 창업 환경도 악화
   
▲ 서울 일대 빌딩 전경./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공유오피스 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 침체와 코로나19의 여파로 공실이 늘고 있는 가운데 2016년 호기롭게 한국에 진출했던 글로벌 공유오피스 회사 위워크도 수익률 악화로 재협상 과정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공유오피스는 입주하는 기업이 원하는 기간만큼 공간을 사용하고 임대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사무 공간을 공유하는 것이다. 공유오피스는 입주 기업에 회의·휴게 공간 등의 시설을 제공하고 기업들은 집적효과에서 나타나는 시너지를 누릴 수 있다.

위워크는 글로벌 공유오피스 기업으로 2016년 처음 한국에 진출해 현재 강남권에 12곳, 강북권에 6곳의 지점을 두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위워크는 공실률이 높은 종로타워점, 을지로점, 광화문점 등의 계약 조정에 나섰다. 위워크는 경영난 끝에 지난달 종로타워 소유주인 KB자산운용에 종로타워점 임대차 계약의 조건을 수정하는 재협상을 요청했다. 이 지점의 수익률이 악화된데 따른 조치다. 현재 강북지점을 패스트파이브 등 다른 공유오피스업체에 계약을 승계하는 것이 방안으로 나오고 있다.

이에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공유 공간에 대한 인식이 악화됨과 더불어 공유오피스 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위워크가 종로타워지점의 계약 재협상을 요청한데는 코로나19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며 "또 개인 사무실을 소규모 공유오피스로 운영하는 업체도 생기는 등 독점적으로 시장 수요를 가져가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위워크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지속하고 언제나처럼 국내 멤버들에게 최상의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현재 모든 국내 위워크 지점들은 정상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일반 오피스의 공실률도 늘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오피스, 중대형상가, 소규모상가 등 모든 유형의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이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오피스 공실률은 11.1%, 중대형상가는 11.7% 소규모 상가는 5.6%로 지난 분기 보다 각각 0.7%p, 0.1%p, 5.6%p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공실률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실률 증가가 지속되면 상가 분양가를 올리는데 한계가 생기기에 입주할 사무실을 찾는 기업 입장에서는 일반 오피스 건물에 입주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권강수 상가의 신 대표는 "오피스 공실률 증가가 기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일반 오피스 건물에 입주해도 임대료가 늘어날 부담은 없어졌다"며 "공유오피스 역시 창업 수요가 많아야 시장이 클 수 있는데 지금 경기 분위기로는 어려워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제공되는 환경이나 시설물이 입주하는 기업의 임차료로 전가되는 구조에서 입주 기업 입장에서 사용면적 대비 치러야 하는 임대료 부담이 경쟁력이 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위워크의 1인 기준 한 달 임대료는 60만원선으로 공유오피스 시장에서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위워크를 선발로 우후죽순 생겼던 국내 공유오피스 업체들도 이런 분위기에 걱정이 늘었다. 공유오피스 내 직장 어린이집을 열고 임대료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오피스를 구하는 기업의 발걸음을 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피스업계 관계자는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이 각자의 다양한 옵션과 장점을 내세워 기업들의 선택권을 늘려야 한다"며 "위워크의 경우 45%가 대기업엔터프라이즈 분이기에 큰 기업들이 더 관심을 가지고 활용함으로써 수요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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