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경기 바닥, 사상 최대 복지예산 등 세수부족 결국 경제활성화로 풀어야

   
▲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
“아니에요! 금요일, 토요일 빼곤 빈 택시 많습니다!”
“세월호 이후에 지끗지끗 합니다. 어제도 선입금 못 했는데...”
 

지난 화요일, 홍대에서 모임을 끝내고, 밤 12시가 넘어서 택시를 잡아 집에 가는 길에 택시 기사로부터 들은 대답이었다. 홍대에서 늦게까지 모임을 하다보며 늘 택시 잡기가 어려웠는데 줄 서 있는 택시덕분에 편하게 귀가했다.

지난 20일,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택시 승차거부가 심한 시간대는 토요일 자정 이후, 장소는 홍대입구라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홍대에서 자정이후 택시 잡기는 쉬웠다. 금요일, 토요일이 아니어서 그런지, 젊은이들이 바글바글 모여 있고 밤새 네온싸인이 꺼지지 않는 젊음의 거리 홍대라고 하기엔 너무나 조용하고 생각보다 어두웠다.

필자가 보기엔 택시 승차거부는 특정 요일에 일어나는 일시적 현상이고 다른 요일에는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어서 빈 택시가 손님을 기다리라 줄을 길게 서 있어 암울해 보이기만 했다. 홍대에도 불황이 상당히 깊숙이 찾아온 것이다.

홍대마저도 침체, 내수경기는 바닥

서울 7대 상권하면 명동, 홍대, 강남역, 대학로, 신림, 건대입구, 신촌·이대를 꼽을 수 있다. 이 지역은 유동 인구량이 타 상권 대비 월등히 많고 대부분이 소비가 많이 이뤄져 상인들은 기본 이상의 매출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경기불황에 세월호 참사가 겹치면서 홍대 상권마저도 문 닫는 영업장이 속출하고 식당에는 손님이 예전보다 휠씬 줄어다는 것이다.

실제로 홍대 상권에는 외국인이 너무 많이 돌아다니고 음식점에서 무언가를 사 먹기보다는 편의점에서 술이나 음식을 사서 공원이나 놀이터에서 먹고 있다며, 장사가 안 된 지 꽤 되었다고 홍대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후배의 하소연을 실감할 수 있었다.

   
▲ 경기불황에 세월호 여파가 겹치면서 홍대 상권마저도 문 닫는 영업장이 속출하고 식당에는 손님이 예전보다 휠씬 줄었다.
성적 나쁜 초이노믹스와 추가 금리 인하 목소리

이런 불황을 정부와 정치권은 실감하고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을 이끌고 있는 초이노믹스가 100일 막 지났다. 41조원대 유동성 공급과 규제 혁파 여파로 경제활성화를 이루겠다는 포부가 세월호 참사 충격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채 위축된 분위기다.

홍대의 불황이 말해주듯이 자영업자 매출은 곤두박질 친지 오래고 기업 설비투자가 최저치를 기록하고, 전체 산업생산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고용도 다시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과 언론들은 초이노믹스가 실패했다면서 경제 불확실성만 더욱 더 부추기고 있다. 
 

거기에 2%의 금리로 인하한 지 며칠도 안 되었는데 추가 금리 인하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나오고 있다. 경기활성화에 더욱 더 힘을 보태고 원·엔 환율 하락에 방어해야 한다면서 금리 인하 목소리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금리인하만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금리를 내리고 돈을 시중에 푼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기업투자와 민간소비가 활발하지 않으면 결국 도로아미타불이다. 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고용과 소비가 늘어나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경제가 활성화되는데 여건이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사상 최대의 복지예산, 세수부족 사태, 증세 유혹은 커져
 

지난 29일,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에서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국민들의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고 노후복지와 생계가 어려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며 삶을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며

내년도 복지예산은 사상 처음으로 정부예산의 30%를 넘는 115조5000억 원으로 금년 대비 8.5% 증가했다”고 밝혔다. 결국 사상 최대로 늘어나 복지예산을 포함한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대통령이 직접 국회에 당부한 것이다. 
 

이처럼 복지 확대에 대한 요구가 늘면서 정부의 복지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세금은 적게 걷히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복지예산이 100조원을 넘을 정도로 지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증세 유혹에 빠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
 

반면에 경기부양 정책에 힘입어 2015년 경제성장을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확하지 않은 경제 성장 예측으로 세수가 줄거나 늘어나기 때문에 낙관적인 전망은 정말 위험하다. 잘못된 전망치가 1% 차이 날 때마다 세수 2조 원을 더 걷는냐, 못 걷느냐 하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세수부족 사태는 당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세수증대 방안은 결국 경제활성화 방안밖에 없어 
 

갑자기 리듬 앤 블루스를 즐겨 불렀던 3인조 남성그룹 솔리드의 노래가 생각난다. “그렇게 우린 이 밤의 끝을 잡고 사랑했지만”을 개사해 지금 한국 경제상황을 “그렇게 우린 불황의 끝을 잡고 노력했지만”으로 표현하고 싶다.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고 자발적인 세금납부가 늘지 않은 현실 속에서 채찍으로만 세금을 더 걷을 수 없다는 원칙을 상기시키고 있다. 지하경제 양성화를 앞세우면서 세무조사와 체납징수를 대폭 강화하고 있지만 경기가 나쁠 때 세율을 올리는 것은 세무조사만큼이나 세수확대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지 못한다.
 

결국 기업이 활력을 되찾고 개인들도 편하게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도 표류하고 있는 서비스 산업 활성화 방안과 규제 개혁을 차질 없이 실행해 기업의 투자를 수도꼭지에서 물 틀어주듯이 시원하게 틀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거기에 밥그릇 챙기기에 목숨 건 정치권은 경제의 불씨를 살리는데 목숨을 걸어야 한다. 홍대의 불황이 잘못하면 대한민국의 영원한 불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