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1일부터 전면 자율 복장제 시행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은행권에서 ‘자율 복장제’ 시행이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은행권의 탈(脫) 유니폼은 타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조직문화에서 탈피해 창의적이고 유연한 기업문화를 조성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 권광석 우리은행장./사진제공=우리은행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달부터 전 직원의 복장 자율화를 시행했다. 이는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정착시켜 업무효율을 높이겠다는 권광석 행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권 행장은 지난달 전 직원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로 대변되는 언택트(비대면), 디지털화 등에 발맞춰 은행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복장을 자율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은행권에서는 대부분 지점에 있는 대리급 이하 여직원에게 유니폼 착용을 의무화하면서 성차별적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지점에 있는 행원급 여직원들에게도 자율적인 복장 선택권을 부여함으로써 이 같은 논란을 종식시켰다. 다만 영업점의 경우 고객응대가 필수인 만큼 고객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복장으로 한정했다.

은행권에서 복장 자율화 노력은 꾸준히 진행돼 왔다. 여름철 남직원에게 노타이를 적용하고, 고객응대가 적은 부서에선 일정 요일에 한해 캐주얼을 허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엔 전 직원의 복장 자율화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우리은행에 앞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지난해 여직원의 유니폼을 전면 폐지하고 전 직원의 비즈니스 캐주얼을 허용했다. 부서와 직급에 한정하지 않고,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복장 자율화를 시행하면서 당시 금융권에서도 은행의 ‘파격행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은행권의 관계자는 “사고의 유연성을 요하는 IT부서나 고객응대가 많지 않은 본점 직원을 대상으로 한 ‘캐주얼 데이’ 시행이 대부분이었다”며 “그러나 은행들이 직급과 부서에 제한을 두지 않고 복장 자율화를 시행하면서 다소 경직된 은행권에도 유연한 조직문화가 점차 확산되고 있음을 실감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유니폼이 점차 사라지고 있지만 업무 특성상 고객의 신뢰를 최우선하는 은행의 분위기상 복장 자율화를 원치 않는 임원들도 상당수”라면서도 “그러나 형식보다는 업무 효율성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은행권도 이를 반영하려는 노력들로 보인다”고 말했다.